다시 가고픈 내고향
성산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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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4 00:00
다시 가고픈 내 고향 / 조정숙 요양보호사
꿈에 본 내 고향을 찾아가기 위해 정순이 어르신의 고향 경남 산청 금서면을 향해 출발을 했다. 어르신들과 직원들이 할머니의 고향을 찾아 고향앞으로 갓을 시작을 했다. 나는 입사 후 처음으로 따라 가보는 일이라서 나조차 설레이기도 했다.
들뜬 기분에 같이 가시던 이태늠할머니는 즐거운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좌우로 보이는 자연을 만끽하며 어느덧 우리 일행은 지리산이 있는 경남 산청에 도착을 하였다. 일단은 점심 시간이 다 되었기에 식사부터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 마침 군청앞을 지나가다가 군청직원께 산청에서 어르신들이 드시기 좋고 맛있는 음식점을 추천해주실 수 있냐고 물어보자 “은어는 오리다”라는 식당을 추천해 주셨다. 다슬기 들깨탕이라는 별미 탕과 오리불고기를 곁들여 먹는 맛이 일품이었다. 그 어디서도 맛볼 수 없었던 영양보양식이었다. 여행을 가거나 낯선 곳을 가서 식당을 정할 때는 관청 직원들이 자주 이용하는 식당이 거의 실패없이 그 지역의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점심을 먹고 난 후에 포만감으로 어르신들의 기분은 최상이었다. 이태늠 어르신이 “기분 나이스”를 연발하신다.
기억에 남을 식당 앞에서 사진을 한 컷트 찍고 다시 차에 올라 수철리를 향해 달리자 늘 조용하신 박순어르신까지 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정순이 어르신은 출발부터 부르신 “고향이 그리워도 못가는 신세”를 더 힘차게 부르셨다. 아마 당신의 고향에 오시니까 기분이 너무 좋아지시는 것 같았다.
“내가 저 들판을 수도 없이 다니며 일을 했고 이 재를 넘으면 내가 살던 동네가 있다”며 기억을 더듬으셨다.
정순이 어르신의 안내를 받아 좁은 산 길에 들어섰다. 높은 산과 깊은 계곡 주변의 아름다운 펜션들은 자연의 아름다움에 한 몫을 했다. 끝도 없이 좁고 위험한 비포장된 산길을 올라가며 모두가 무서움을 느끼며 정말 정순이 어르신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하시는 말을 믿고 계속 가야하는지 갈등이 시작될 때 우리들의 구세주 아저씨를 만났다.
역시 할머니의 말을 믿는게 잘못이었다. 할머니를 아신다는 동네 분의 설명을 듣고 한참을 다시 내려오던 중 할머니 한 분을 만났다. 정순이 어르신을 아시냐고 물어보니 빤히 쳐다보다가 “아~유 알아요 진주댁 나는 누구 둘째며느립니다”라며 서로 확인하고 소식들을 물어보며 반가워했다. 그 어르신을 태워 할머니가 보고 싶어하시는 사촌 동서 집으로 가봤으나 그 분은 딸집에 가고 빈 집이었다. 할머니는 참으로 허탈해하셨다. 연락처도 모르고 그저 고향에 가면 만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오셨는데...
이 때 동네 할머니가 “진주댁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으니 가봅시다”하며 할머니 친구집에 가보았으나 그 집 또한 밭에 일을 하러 가셔서 또 빈집이었다.
정순이 할머니가 사셨던 집은 이미 다 없어졌고 그 터에 다른 사람이 집을 짓고 사는 고로 옛날에 살던 집 터 근처를 구경하며 회상에 젖는 모습이었다. 우리들을 안내해 주셨던 동네 할머니는 옛날 시골 인심을 그대로 보여주셨다. 비록 할머니가 만나고 싶어했던 사촌 동서는 못만났지만 할머니를 아시는 동네분들을 만나서 기념사진을 찍고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대구를 향해 출발~
이때 정순이 할머니의 시기적절한 절절한 노래가 시작되었다. “잘있거라 나는 간다”란 노래를 수도 없이 부르셨다. 아쉬움의 표출인 것 같다.
오는 길에 둘러 본 지리산 자락의 대원사, 단풍나무가 즐비한 가로수는 아름다운 가을을 상상케 했다. 푸르름의 절정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모든 어르신들도 “기분이 나이스”여서 그럴까 염려한 멀미도 하지 않으시고 한 분 한 분 즐거워하심을 표정에서 충분히 찾을 수 있었다.
정순이 어르신의 고향 산청은 다시 한번 가고 싶은 곳으로 기억해 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