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산...성산을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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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산...성산을 품다.

성산홍보실 0 7643
산과 강, 바다가 일상에 지치고 피곤했던 몸을 잠시라도 담금질하고 가라고 유혹을 하는 여름입니다. 이런 유혹에 못이기는 척 저희 시설에서도 7월 11일 -13일에는 2박 3일 일정으로 직원들과 어르신이 함께 하는 비슬산 여름캠프 행사를 기획했고 뜨거운 호응 가운데 무사히 일정을 마쳤답니다. 그럼, 비슬산에서 보낸 성산 가족들의 여름밤은 어떠했는지 스케치를 한번 해볼까요?^^ 우선 어르신과 직원들은 A팀 과 B팀, 두 팀으로 나누어 각 1박 2일씩 하는 것으로 일정을 짰답니다. 우선 만물 고물상회 같은 트럭이지만 엄청난 수송력을 과시하는 방기사님의 트럭을 선발대로 하여 어르신과 직원들을 나누워 태운 차들이 부푼 마음을 안고 비슬산으로 향했습니다. 우리가 예약한 콘도는 ‘비슬산 숲속의 집’이라는데 과연 이름에 걸맞게 얼마나 깊은 숲속에 있었던지 꼬불꼬불 산속으로 한참이나 올라간 후에 도착할 수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총6개의 방을 예약을 해놓았는데 한조가 된 어르신과 직원들은 배정받은 숙소에 짐을 정리해놓고 앞마당에 모여 자연을 우선 만끽하기로 하였습니다. 때마침 어제 장맛비가 시원하게 내려준 덕분으로 공기도 청정하였고 숲속의 나뭇잎도 얼마나 깨끗했던지 산속에 있다는 자체만으로 자연과 동화되는 기분이 들었답니다. 콘도 주위를 따라 가볍게 산책을 하고 저녁을 먹기 전에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어르신과 함께 어우러지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른바, ‘산속에서의 레크리에이션 시간’이죠. 약 스무 분의 어르신과 중간 중간에 직원들이 섞여 앉아 시작된 레크리에이션..하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선생님들이 분위기를 띄워 보려고 갖은 애를 썼지만 어르신들 한번씩 찬물을 싹~끼얹는 소리. <방금 뭐라 캤노? 나는 귀가 어두워 아무것도 안 들린다> <내보고 끝말을 우예 이으라카노. 나는 일자무식인데 별 걸 다 시키네> 허걱 ^^:: 하지만 시간이 좀 더 흐르고 보니 그런 썰렁함이 차라리 분위기를 압도시키는 반전이 되기 시작했죠. 벌칙으로 시작한 장기자랑 덕분이죠. 반주도 없는 가운데 노래를 하고 춤을 추고 소리를 지르고...어르신들이 저렇게 숨은 끼를 어떻게 꼭꼭 숨기고 살았나 싶을 정도로 말입니다. 항상 집을 떠나 이런 곳에 오면 기대치 않게 건져지는 월척 중에 하나는 숨은 인재를 발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날도 어김없이 두 분의 스타가 레크리에이션 시간 중에 탄생 했답니다. 이름도 똑같고 덩치도 똑같고 고향도 똑같은 두 분의 ‘만순’어르신.. 무대 중간에 나와 만담을 시작하는데 어찌나 잘 하시는지..일부러 시나리오를 써서 만담을 해도 그렇게 잘 하지는 못했을 거라는 거죠. 만담의 내용은 이곳에 먼저 입소한 선배 만순 어르신이 갓 입소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후배 만순 어르신을 한 수 가르치는 내용이었는데 요지는 이곳 성로원 만큼 좋은 곳이 없다는 내용입니다. 두 분 모두 어찌나 입담이 좋으신지 구경하는 어르신과 직원들은 덕분에 배가 아파 떼굴떼굴 구를 정도로 신나게 웃었답니다. 게임 중에어르신만 벌칙이 있었던 게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당연히 벌칙이 있었겠죠? 엉덩이로 이름쓰기, 율동하기, 춤추기..오랜만에 어르신들 앞에서 재롱을 떠니까 어르신들이 어찌나 좋아 하시던지요. 이렇게 하여 신나는 오후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맛있는 저녁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저녁은 마당에서 모든 조원들이 같이 모여서 삼겹살 파티를 하기로 했습니다. 구수한 된장찌게, 갖가지 밑반찬, 싱싱한 상치, 아삭 아삭 풋고추, 지글지글 삼겹살과 목살이 익어가는 소리...정말 다시 생각해도 군침이 도는 맛있는 풍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맛있는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끝내고 약간의 휴식을 취한 다음 비슬산에서의 여름밤을 그냥 보낼 수 없어 몸이 근질근질한 어르신과 직원들..또 다시 마당에 나왔습니다. 일부러 나누지 않았는데도 자연스레 취향에 따라 팀이 나누어지더군요. 윷놀이파. 과실주와 함께 하는 잡담파, 동양화(고스톱)파...시끄럽게 떠들어도 민원이 들어올 염려가 없으니 이날 하루만큼은 목청이 따갑도록 소리쳤죠. 특히 동양화파가 가장 시끄러웠는데 게임의 룰이 지방마다 달라서 문제가 발생된거죠. 아무래도 성로원 고스톱 룰을 따로 만들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들었다랄까?^^그렇게 하룻밤이 깊은 정으로 익어가고 그 다음날이 밝았습니다. 아침은 각조에서 따로 해먹기로 했습니다. 어르신과 직원들이 일심동체를 이루어 준비한 재료로 된장찌게 와 갖은 반찬으로 아침밥을 맛있게 지어 먹었습니다. 매일 식당에서 다 해주는 밥만 먹다가 이렇게 나와서 직원들과 한 조를 이루어 밥을 해먹으니까 정말 가족이 소풍나온 것 같다며 어르신들은 연신 감격에 어린 멘트를 날리십니다. 또 그 뒤, 아침 자유시간, 오솔길 걸어서 산책도 하고 삼삼오오 모여 찬송가도 부르고 또 어제 못 다한 고스톱을 치며 집을 떠나 오래간만의 여유를 맘껏 즐겼답니다. 생각지도 않게 방기사님께서 비슬산 근처 고향집에서 끓여 온 추어탕와 라면밥, 또 김치찌게로 점심을 먹고 A팀의 일정은 아쉽게도 마무리 했답니다. 그 뒤를 뒤따라온 B팀 팀원들. A팀이 너무나 재미있게 보냈다는 소식에 이에 질세라 마치 연습을 한번 했던 사람들 같이 스피디한 행동으로 일사불란 움직여 모든 일이 착착 너무나 진행이 잘 됩니다. A팀이 그랬던 것처럼, B팀의 레크리에이션 시간에도 어르신들의 숨은 끼들은 유감없이 발휘 되었습니다. 어르신과 함께 이런 시간을 나누다 보면 우리나라 민족성이 얼마나 ‘신명나는 민족성’을 가지고 있는지 여실히 느끼게 됩니다. 음악도 갖추어지지 않았음에도 박수와 웃음에도 덩실덩실 춤과 타령은 기본이고 즉석에서 곱사춤 재현에 이르기까지 말입니다. 저녁을 먹고 달빛을 받으며 콘도 마당에 삼삼오오 앉아 후식을 먹으면서 B팀 역시 윷놀이. 고스톱, 찬양팀으로 나누어 각기 얼마나 요란하게 놀았던지 아마 비슬산품에 숨어 있던 산짐승들이 그날은 아마 분명히 불면의 밤을 보냈을 겁니다. 모두들 이렇게 집에 훌쩍 떠나 자연을 벗 삼아 하룻밤을 신나게 웃고 보내면서 맘속에 담아 두었던 자잘한 걱정들이 어느새 작아지고 닫혀있던 마음이 활짝 열리고 일상에 짓눌려 무기력했던 마음에 에너지가 다시 샘솟는 기분이 들지 않았을까요? 건강이 허락지 않아 함께 하지 못한 어르신들이 많아 아쉽지만 여기에 참석하신 어르신들과 직원들이 품고 간 사연들을 전해 듣는 것만으로 작은 힘이 되었으면 더 바랄게 없겠습니다. 어르신과 직원 여러분 모두... 비슬산 여름캠프에서 얻은 ‘에너지’로 이 여름 정말 ‘에너자이틱’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파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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