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로원은 개들도 행복해요
성산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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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6.19 00:00
오늘 무척이나 덥습니다.
사람도 덥고 성로원 마당을 지키는 개들도 더운가 봅니다.
긴 혀를 헉헉거리며 그늘만 찾아 다니는 개들도 이 여름은 정말 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말이 곁길로 갔지만 성로원의 명견 달마시안이 어젯밤에 새끼를 9마리를 낳아서 지금 산후조리중입니다. 그리고 애완견 4마리와 족보도 없어서 무시당하는 아롱이랑 다롱이 그리고 고양이 6마리까지 합하니 총22마리가 우리시설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함께 생활을 한답니다. 어떤 분들은 마당으로 한바탕 돌아다니는 개들을 보며 "아유! 개판이네"이러시는 분들도 있더군요.
개 이야기가 나왔으니 오늘은 더운김에 개이야기나 할까요?
우리 성로원에는 개를 무척이나 사랑하시는 할아버지 두분이 계시답니다. 아롱이가 바람이 나면 그 뒤를 쫒아 다니시면서 아롱이의 행실을 조심시키느라고 밤잠을 설치시는 방우암 할아버지와 아롱이와 다롱이가 몸이 간지러울까봐 늘 빗을 가지고 다니시면서 등을 긁어 주는 마음이 따뜻한 김경수 할아버지가 계시답니다.
두분은 당신들 잡수시라고 드리는 우유도 안 잡수시고 있다가 꼭 족보도 없어서 무시당하는 아롱이와 다롱이를 갖다 주는 거예요. 그러다가 혹시 다른 애완견이 그 우유라도 먹는 걸 보시면 지팡이를 짚고 뛰어오시며 막 야단을 치신답니다. "아 그 우유는 우리 아롱이 먹으라고 주는 건데 왜 족보 좋은 네 놈이 먹냐고" 야단을 치시면서 쫓아 오시지요. 그럼 눈치빠른 푸들 3마리는 죽어라고 도망하기 일쑤고....
정말로 우리 방우암 할아버지는 그 문제로 고민이 심각합니다. 우리 직원들이 지나가면 오뎅의 생각하는 노인 얼굴을 하고 계시다가 "할아버지! 무슨 걱정거리 있으세요?"하고 물어보면 "아 참 큰일이네. 내가 우유를 부어주면 어느틈에 저 놈들이 먹어버리고 아롱이는 어디로 가서 못먹었어"하시면서 정말 심각하게 지구가 내일 멸망하는 얼굴을 하고 계시답니다.
다 개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고민이지요. 천대받거나 무시받는 것에 대해 애정을 더 각별하게 쏟는걸 보면 정말 마음이 따뜻하신 할아버지들인 것 같아요.그 분들은 정말 마당개 두마리를 사랑해 주는 낙으로 사시는 것 처럼 온 정성을 다 들여 개들을 키우신답니다.
아무리 몸이 아파도 그 개들 개밥 챙겨주기 위해서라도 꼭 일어나셔서 자기의 자식인양 돌보시는 모습을 보니 말 못하는 짐승에게도 사랑과 관심과 애정을 가지는 두 할아버지에게서도 우리가 배울 점은 많은 거 같습니다.
아롱이 다롱이 그리고 푸들4마리 달마시안 10마리 고양이 6마리 화이팅!!!!
그리고 방우암,김경수 할아버지 떠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