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하나만 받아줘~~선생!! (어르신 젊어지시는 교 개강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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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나만 받아줘~~선생!! (어르신 젊어지시는 교 개강일기)

성산홍보실 0 4851
(부제: 어르신 젊어지시는교 개강일기^^) 3월의 입학식의 풍경~ 하면 여러분은 뭐가 가장 떠오르시나요? 설레임, 반친구들 물색, 담임선생님의 수업방식, 교실 등등,,, 겨울 4주동안 잠시 닫아두었던 성로원의 대문도 화~알짝 열리게 되었습니다. 1월 17일 월요일!! 드디어 2005년 1학기 수업이 시작이 된 것이죠~ 상상하시기에 노인 학생들은 점잖고 예의바르고,, 이해심 많고,,, 그러실꺼 같죠?? 반반입니다만,, ^^ 시설어르신들과 지역어르신들이 함께 배우는 자리~ 경쟁율이 어찌나 세든지 지역어르신들만 110명이 넘게 원서(?)를 내셨죠~ ^^ 입학전형에서 밀려난 학생도 있고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뭔지도 모르고 오신 분도 있고 수강신청 다 해놓고 접수 끝난뒤에 와서야 오리발 내미시는 분까지... 정말 다양한 노인 학생들이 성로원을 끊이지 않고 찾고 있네요 이 학교의 이름은 <어르신 젊어지시는 교> 입니다. 뭘하기에 젊어지냐구요?? 뭐 젊은 사람들이 한다는 건 다하죠. 태지나, 서룬도 오빠의 신곡을 겸비한 가요교실, 민요교실, 발바닥에 불이 날 만큼 스텝을 밟으며 즐겁게 춤추는 챠밍댄스, 한자교실, 홈패션, 한글반, 미술반, 공예방, 종이접기, 다도반 등등,,, 빵빵한 강사진과 자체 내부 최첨단 울트라 캡쑝의 노래방 음향기기, 참석하면 실버머니(출석하면 주는 가짜 돈) 까지 준다는데.. 일석 이조 아니겠습니까, 이번 접수기간동안 달서구에 계시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학구열이 얼마나 뜨거운지 새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인근 젊은 청년 대학생 여러분들 각성하고 반성하세요, 강의 한시간 빠져도 된다는 안일한 생각,, 버리셔야 합니다. 이 곳 성로원 어르신들은 문전박대를 당해도 몰래 도강까지 하는 추세죠. 학생증까지 발급을 하고 출석을 엄격하게 부르고 하여도 소용이 없습니다. 가르치는 선생님만 있다면 한쪽 벽에 기대어 서서라도 배우겠다고 우길 만큼 배우고 싶어하십니다. 자리가 없다고 해도 말이죠. 정말 자기 인생을 멋지게 만들어가며 사시는 모습 아닌가요? 억지를 부리시긴 하지만 배움앞에서 참으로 아름답게 도전하며 가꾸는 모습입니다. 참,, 잠시 여기서 저희 빵빵한 강사진을 좀 소개해볼까요?? 음,,, 시간 관계상 개요만 말씀드릴께요. 20대부터 4,5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강사진, 모든 강사진의 전산시스템 활용 (일명 개인홈피를 운영할 만큼의 자질) 및 계획서, 보고서의 체계적인 서류 시스템 업무를 통한 수업준비, 생생한 현장강의 및 일대일 눈높이 학습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교습형태, 찾아가는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어르신들의 입맛에 맛게 준비되어 있는 강사진이죠~ ^^ 자~ 그럼 이번에는 개강 일주일전으로 돌아가볼까요?? 일주일 전에 무슨일이 있었냐구요? 한마디로 수강신청 기간이었죠. 참으로 다양한 형태의 어르신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개강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는데요. 한번 들어보세요. 간단하게 다섯개의 그룹으로 나눠 볼께요. 1) 꼭두새벽형 그룹 도착 : 접수 시작하기 1시간 전에 복지상담실 앞에 오심. 멘트 : " 아하,,선생, 내가 이따가 약속이 있어서 못오네. 미리 신분증하고 맡겨놓을테니 내이름 젤 앞에 올려놓게나,,, " 2) 친구랑 함께형 그룹 도착 : 갑자기 한 부대가 몰려와서 접수실 안이 시장이 되어버림. 서로 친구지간임에도 접수 순서에 있어서는 친구도 없음. (그래서 은행가면 볼 수 있는 대기 번호표를 배치함.) 멘트 : "이봐, 선생~ 친구랑 나랑 똑같이 해줘, 같이 다니게 말야. 우리는 친구라서 같이 배워야 하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똑~같이 해주게,, " 자리없다는 말에.. 불끈 화를 내며 " 어허,,선생~ 보시오, 우리는 친구라니깐,, 친구가 따로 배우면 이상하잖수, 거~ 같이 넣어줘요. 으응?? " 3) 나하나만 봐죠형 그룹 도착 : 접수기간 다~ 끝나고 뒤늦게 반마다 정원이 다 찼을때 꼬옥 오심. 멘트 : " 어마나,,선생님, 접수기간인지 몰랐수다. 이번에 내 꼬옥 배워야 되는데 ,, 울 아들 며느리가 꼬옥 OO는 배워야 한다고 했소. 자리없어도 내하나 들어갈 자리는 있지 않나, 한자리만 만들어 ,, 내하나만 눈감아 주면 되잖아요. 소문 안낼께~ 으응?? 두자리도 아니고 내하나만 쫌 넣어줘봐요, 내 평소에 선생 차암~ 좋아한데이~ 알제?? " 그러다가 자리없다는 말이 이어지면,,, " 어허,, 이양반 내가 그리 안봤는데.. 참 그 한자리 만드는게 뭐가 그리 어렵다고,, " 때때로 언성이 높아지기도 함. 4) 반복 설명형 도착 : 아주 평범하게 들어오심..그러나 이 평범함이 이틀 사흘간격으로 줄기차게 이어지기도 함. 멘트 : 설명할 땐 고개를 끄덕이시며,, 경청자세 좋음. 그러나 잠시후에 충격적인 발언들이 쏟아짐. " 아하,, 그런데 내가 어느반이유?? " "음,,이제 알겠소,,그럼 내가 무슨 요일이지??" "장소는 어디유.. 몇층이야?? 아하 여기 종이에 적혔네.. 늙으면 주책이라니.. 아까 어디랬지?" " 그래 설명잘 들었소, 근데.. 내가 어느반이지?" 접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신 뒤 "따르릉 ~여보세요,, 나 아까 그 사람인데 나 무슨 요일에 가야되나 선생??" 에구,,, 이런 ~~ 헙!! 5) 곰곰히 & 엄포형 도착 : 접수기간 중 늦게 , 또는 접수를 마치고 집에서 시간표 보며 곰곰히 다른 반 훓어보다가 다시 오심. 멘트 : " 내가 집에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반 보다 저반이 나을 것 같은데 말이유, 선생 저반에 넣어 주시요," 기간이 지났다거나 인원이 찼다는 설명에.... " 아하,, 나 그 반에 안 넣어주면 다른 복지관에 공부하러 가는 수가 있어요. 뭐 까짓것 안오면 그만이지 말야. 내가 딴데도 갈 데 많은데 ,, 나 바쁜 사람이야. 그러니 이반 말고 저반에 넣어줘요, 알겠지??" 잘 보셨는지요, 뭐 이외에도 다양한 그룹들이 있으나 조금은 비밀로 남겨두기로 하죠. 그래도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신 어르신도 많았거든요. 이글만 보고 또 오해하시는 건 아니시죠? 작은 전쟁을 치르고 이제 또 프로그램이 시작된 한주입니다. 방학기간동안 우리 선생님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로 준비도 많이 하셨고 좋은 재료를 구입하여 어르신들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쳐 드리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또한 방학동안 무료하게 지내셨던 어르신들은 개강일을 손꼽아 기다리며 다시금 활기를 보이며 성로원 문턱을 오르내립니다. 금년 한해에도 많은 행사를 준비하여 어르신들에게 즐거움을 드리기를 원하며 성로원이 힘차게 나아가고자 합니다. 많이 격려도 해주시구요. 자원봉사 필요할 때 언제든지 소식 주시구요. 소문도 많이 내주시구요. 성로원 <어르신 젊어지시는교>는 평일 오후 2시부터 수업종이 울립니다. 공부하실 분들 얼른~ 오세요 ^^ 출석 부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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