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함양 단풍놀이
성산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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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1 00:00
가을바람이 제법 선선해졌습니다. 성산의 어르신들도 옷이 점점 두터워집니다. 늘 가을이 되면 단풍소식으로 설레어하며 어딜갈까 고민에 빠지기도 합니다. 심사숙고 끝에 경남의 함양 상림숲의 단풍으로 결정 !!
특히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이 오랜만에 좋은 경치를 구경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경남을 방문하기로 하였습니다. 장애인 차량을 대여하고 맛있는 점심식사를 위해 각종 음식을 마련하여 봉고차에 실어놓고 아침부터 여행길에 오르기 위해 분주하게 서두릅니다. 휠체어를 타신 어르신들이 한두분 마당으로 나오시면서도
“이 늙은이가 직원선생들 무슨 욕을 뵐려고,, 주책이지,, 그냥 안갈련다.,” 하시면서 내심 미안한 마음을 보이십니다. 한분이라도 더 가셨으면 싶은데도 건강이 허락지 않아 망설이며 마음을 접으시는 어르신들을 보니 세월앞에 장사없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선생님들의 보조로 한분한분 안전벨트를 착용하며 탑승 완료 !!
불편하신 어르신들이지만 막상 차를 타고 밖에 나오니 기분이 한층 좋으신가봅니다. “선생님,, 나는 왼쪽눈이 잘 안보여서 왼쪽 창가보다는 오른쪽 창가로 앉는게 좋은데..” 하시며 벌써 자리까지 정해두셨던 어르신들입니다. 예쁜 모자도 쓰시고 꼬깃꼬깃 챙겨서 준비한 작은 가방속의 물건들을 보면 벌써 여행전날부터 마음 설레이셨던 것입니다. 아침부터 짙은 안개가 엄습하지만 차츰 좋아질 날씨를 기대하며 그렇게 차는 열심히 함양을 향해 달려갑니다. 점점 안개가 겉히고 대구를 벗어나 아름다운 경관들이 창가에 줄줄이 펼쳐질 때 어르신들의 시선이 바쁘기만 합니다. 열심히 2시간 동안 달려 도착한 함양 상림숲~ 많은 발걸음들이 상림숲 공원을
산책하며 가을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주차장에서부터 휠체어 행렬이 이어집니다. 산책로를 따라 많은 어르신들이 직원과 함께 이동하니 주변 사람들이 어디서 왔을까 하는 궁금증을 보이며 시선을 보냅니다. 공원 입구를 통과하여 어르신들이 넓은 잔디위로 모였습니다. 경남의 유형문화재인 함안루가 한켠에 있었는데 그옛날 함양 읍성의 남문이였다고 합니다. 함안루 앞에 그네가 하나 있었는데요 어르신들과 직원들이 그네를 타며 사진도 몇장 찍어봅니다. 천막을 치고 자리를 깔고 어느정도 정돈이 되기 시작하자 몇몇 숨은 가수들이 한분씩 나오셔서 노래실력을 뽐을 내어 봅니다. 여러 사람 앞에서 간만에 노래를 불러보는지라 떨리시는지 두눈을 꼬옥~감고 긴장하기도 하셨습니다. 그래도 박수소리에 환한 미소를 보내십니다. 얼마만에 받아보는 박수소리일런지요.. 즐거운 웃음을 뒤로하며 어르신들의 배꼽시계도 조금씩 신호를 보내옵니다. 준비해온 정성스런 음식들을 먹기좋게 담고 잘라드리며 드시기 편하도록 선생님의 손길이 바빠집니다. 여기저기서,, “선생님, 이것 좀 더 줘봐요” 하시며 목청을 높이시기도 하구요 직원들과 어르신들이 야외에서 가을바람을 맞으며 즐거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여유롭게 함양의 가을을 느끼며 경치를 바라봅니다. 곳곳에 꼬마 어린이들도 소풍을 왔는지 줄지어 선생님을 따라 아장아장 걸어갑니다. 휠체어를 타신 어르신들도 오늘 일광욕 제대로 한다고 하시면서 가을햇살을 마음껏 받아봅니다. 좋은 경치를 보며 선생님들 역시 함양의 기운을 받아 제대로 놀아보자는 마음이 꿈틀거리기 시작합니다. 준비된 게임도구로 청백 대항전이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휠체어 어르신들도 마치 손자, 손녀, 아들, 딸들이 즐겁게 미소지으시며 어리광부리는 모습을 보고 계십니다. 어르신들이 지켜보니 더 선생님들도 질 수 없다는 각오로 신경전을 펼치기도 합니다. 2인3각 경기, 달리기, 풍선 레크레이션, 오재미, 제기차기 등등 간만에 여러 종목을 다루기에 시간이 너무도 부족합니다. 뒤뚱거리며 가는 모습하며 오재미를 피해다니는 날렵한 모습들이 눈에 띕니다. 승패가 아슬아슬하자 더더욱 청백팀은 열기를 더해만 갑니다. 과연 다시 대구로 갈 수 있을지.. 밤새는 거 아닐까 싶기도 할만큼 신나게 뛰어봅니다.
어르신들의 눈을 더욱 즐겁게 하기 위해 멋진 상림숲길로 이동하기 시작합니다. 단풍이 더 들었으면 훨씬 좋았겠지만 여름 휴양림처럼 곳곳에는 푸른 나무도 무성하여 산림욕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조금더 이동하니 가을단풍이 멋들어지게 뽐을 냅니다. 정말 한폭의 수채화를 보는 것마냥 맑은 물이 흐르고 잘 정비해놓은 산책로가 어르신들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합니다. “내 살아생전 이렇게 좋은 경치는 처음입니다” 하며 만족해하시는 어르신들의 한마디가 더욱 오늘을 보람되게 합니다. 아름다운 숲길에서 사진도 찍고 경치구경도 마음껏하며 상림숲 드라이브를 즐겨봅니다.
좋은 경치 구경중에 우리의 입맛을 즐겁게 할 그 무엇인가가 함안루 앞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발걸음을 함안루 쪽으로 옮겨봅니다. 그것은 바로 따끈따끈한 통닭~과 과일, 다시금 열심히 자리를 마련하고 개인접시에 담아 어르신들이 천천히 즐기시도록 배식을 돕습니다. 정말 소풍 나온 어린아이마냥 웃음소리가 들려오니 저희도 마음이 뿌듯해집니다. 그렇게 즐거운 간식시간을 마무리하며 경남함양까지 먼걸음으로 달려온 우리들의 하루가 아름답게 정리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내년에 이렇게 다시 또 올수 있을려나..” 하는 어르신들의 말씀에 “또 와야죠., 이렇게 나오니까 좋잖아요..” 하며 어르신들의 걱정을 가벼이 해보려 하기도 합니다.
함양의 숲은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특히나 어르신들을 위해 수고하는 손길로 더욱 아름다웠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분들의 마음 한 켠에 아름다운 추억들이 쌓여가며 성산에서의 생활에 기쁨이 넘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