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나라 일본 연수를 뒤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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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일기

이웃나라 일본 연수를 뒤돌아봅니다

성산홍보실 0 7833
때때로 먼 곳으로 떠나 긴장을 풀고 충분히 쉬라 다시 일로 돌아왔을 때 판단력이 더 명확해질 것이니 일에 끊임없이 매달려 있으면 판단의 힘을 잃기 때문이다. 먼 곳으로 떠나라 일이 더 작아 보이고 더 많은 부분이 한눈에 들어오고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거나 균형을 이루지 못한 것이 더 쉽사리 눈에 띌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래. 가끔씩은 내 생활에서 벗어나 나를.. 그리고 내 일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아니 그것은 중요한 일이다.우리 원의 원장님과 국장님, 그리고 직원들의 고마운 배려 덕택에 난 일본 연수라는 그 행운의 기회를 얻었다.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을 향한 다짐과 기대.. 그리고 설레임을 가득 안고, 생애 첫 비행을 짧은 시간 동안 한 뒤 후쿠오카에 도착하였다.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태재부천만궁이라는 신사를 둘러본 후 김치국수와 일본식 돈가스가 담긴 도시락을 먹고 유후인으로 이동하여 긴린코 호수를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벳부로 이동하기위해 한참이나 시원히 뻗은 나무들이 빽빽한 산과 초원을 달렸다. 그런 풍경들이 이국적이거나 낯설지는 않지만 환경을 가꾸고 지키는 그들의 대단한 노력을 흠뻑 느낄 수 있었고 감탄했다. 온천으로 유명한 벳부에 도착하여 유노사토 유황 재배지와 지옥순례를 한 후 호텔에서 온천욕으로 첫 날의 피로를 풀었다. 둘째 날은 깊은 계곡이 발아래 보이고 저 멀리 폭포 경치가 장관인 흔들거리는 세계최대 현수교를 떨면서 건너보고, 삼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숲과 넒은 초원을 지나 아소로 이동하여 활화산 분화구를 구경할 수 있는 찰나에 화산활동이 심하여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초원에서 알프스 소녀 하이디처럼 뛰어놀며 그 아쉬움을 달래기도 하였다.^^ 그리고 오후에 첫 시설 방문을 하였다. 구마모토 양호노인홈은 우리나라 양로원에 해당하는 시설로써 50명의 어르신이 생활하고 계셨으며 평균나이는 83세이고 신체건강상태는 비교적 양호하였다. 이 시설은 어르신이 생을 마감할 때까지 생활한다는 것보다 가족과 보호자들에게 돌려보내드리는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었고 노인역량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원장님께서 설명해주셨다. 조용하고 깨끗한 환경을 갖추어 가정집 같은 분위기에서 생활하는 어르신의 표정에서 안락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인상 깊은 것은 목욕서비스인데 최신 설비를 갖추고 월수금은 환자를 대상으로, 화목은 자립목욕대상에 대해서비스를 제공하였으며, 피부병 환자 등이 이용할 수 있는 격리 목욕실도 갖추고 있었다. 또한 사용한 물을 소독하여 세탁이나 청소 등에 재활용하도록 하여 물을 순환식으로 사용하여 절약하고 있었다. 이렇게 작은 부분에까지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는 일본인의 섬세함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시설 라운딩 중에 어르신 한분이 옛날 한국인 친구에게서 아리랑을 배웠다며 우리에게 한국말로 아리랑을 불러주셨다. 끝까지 부르지는 못하셨지만 반갑고 기쁨마음으로 불러주시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또 한 고운 어르신께서 나의 손을 잡고 자신의 방으로 데려와 소개를 해주셨다. 일어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여 어르신의 친절한 마음에 제대로 답하지 못해 죄송했고 또한 감사했다. 시설운영에 있어서는 우리와는 달랐는데 구마모토시에서 시설을 건립하여 사회복지사업단이 운영주체가 되며 그 곳에서 여러 시설을 관리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사회복지사업단 본부에서 원장님을 포함한 모든 직원을 고용하여 운영하고 있었다. 어르신에게 제공하는 직접적인 서비스는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행정이나 체계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느꼈다. 호텔로 와서 연수를 함께한 타 시설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일본 현장 체험(?)을 하기위해 외출을 하였으나 외곽지라 거리가 조용하였다. 편의점에 들러 짧은 영어와 일어를 동원하여 일본인과 대화를 하여 간식거리를 사서 호텔에 돌아와서 우리끼리의 조촐한 파티로 아쉬움을 달랬다. 셋째 날은 구마모토성을 방문하여 그들의 무사정신과 문화를 돌아보고 배를 타고 시마바라로 이동하여 미즈나시 혼진 화산 피해마을과 운젠 지옥 순례를 하였다. 자연의 위대한 힘 앞에서 인간의 나약함을 절감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 후 나가사키로 이동하여 백수장이라는 두 번째 시설을 방문하였다. 연수를 떠나기 전에 백수장 홈페이지에 있는 시설 정보를 일어에 능하신 원내 어르신께 번역을 부탁하여 정리 작업을 직접 한지라 조금은 인지하고 가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배워올 수 있었다. 백수장은 시설 입소 서비스인 특별요양홈, 단기입소서비스인 Short stay, 통소 개호 서비스인 Day service, 방문 개호 서비스로 홈 헬퍼 서비스와 식사배달 서비스 또한 재택 개호 센타와 거택 보호 지원 사업소를 운영 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함께 전개해나가고 있는 지정개호노인복지시설이었다. 이용하는 어르신의 프라이버시와 존엄을 최대한 존중 할 것을 케어의 기본으로 하고 개별화되고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는데 치매 어르신 전용동인 아루떼동이 인상 깊었다.(‘아루떼’란 독일어로 ‘연로했다’는 의미인데 old의 의미만이 아니라 인생의 선배에 대한 존경이념을 나타낸 말이다) 치매의 특성상 다양한 모습들이 나타나는데 그 많은 어르신들께 각각의 특성에 따라 개별 Position 등 개별화의 원리에 입각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음에 놀라웠다. 그러나 너무 많은 어르신께서 여가시간 동안 한 공간에 있으셔서 몇 개의 독립된 공간으로 분리하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면 더 나을 것 같다는 견해를 가져보았다. 그리고 여기에는 병원과 연계가 잘 되고 있었으며 또한 병원 소속의 물리치료사가 방문하여 재활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다양한 재활 치료 기구들을 볼 수 있었다. 넷째 날은 야마즈미장이라는 시설을 방문하였는데 이는 특별양호노인홈으로써 데이서비스와 재택개호지원센터사업을 함께 실천하고 있었다. 넓고 쾌적한 환경에서 목욕 등 어르신들께 케어를 제공하는데 있어 안전하고 편리한 기구들이 다양하게 비치되어 있어 복지 용구에 대해 한 발 앞서 있음을 느꼈다. 그들은 환자별로 다양한 서비스를 최대한으로 실천 하고자 노력하였고, 특별 서비스 실시에 대한 지원을 한다고 했다. 각 파트가 층마다 함께 한 사무실을 사용하며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연계가 잘 되고 있었으며 어르신께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어서도 좀 더 효과적이고 능률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 곳의 시설을 방문하는 내내 우리는 의욕과 열의로 눈빛이 빛났다. 내년 7월에 시행될 공적노인요양보험제도를 앞두고 일본에서 먼저 실시되고 있는 개호보험에 관한 지대한 관심들은 질문으로 쏟아졌다. 그리고 그에 대해 심도있는 응답으로 일본 개호보험 실행에 관해 약간의 이해와 분위기 파악을 할 수 있었다. 물론 개호보험의 부정적 측면도 있겠지만, 적어도 우리가 방문한 세 곳의 시설측의 답변으로는 개호보험에 대한 긍정적 성과를 인정하고 그 발전을 믿고 있었다. 일본의 개호보험은 철저한 준비로 기반을 정비하고 무수한 노력들을 더하여 이제 안정적인 궤도에서 더욱더 발전하고 있다. 물론 부족한 준비들로 일본보다 더 많은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우리의 힘과 땀으로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우리나라의 공적노인요양보험제도도 정착되고 발전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어차피 해쳐 나가야할 일에 대해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시켜 안된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목적과 이념을 되새기며 될 것을 생각하고, 이루어 나아가도록 우리 혼신의 노력을 쏟아 부을 때가 아닌가 한다. 가치관, 운영 체계나 행정 등 많은 부분이 다르겠지만 비영리의 확실한 인식 아래 가치 있는 일이라는 확신을 갖고 언제 어디서나 다른 무엇보다도 어르신의 존엄과 그에 대한 질 높은 서비스가 최우선으로 실천되는 일본 복지 현장에서 나는 많은 것을 깨닫고 돌이켜보고 깊이 생각하여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현장에서 실천할 것을 다짐하고 있었다. 시설방문이라는 부담에서 벗어나 하우스텐보스로 향했다. 제일 기대한 관광지였는데 궂은 날씨로 인해 그 기쁜 마음이 조금은 덜했다. 이곳은 ‘숲속의 집’이라는 의미로 일본과 처음 교역한 네덜란드를 기념하고자 네덜란드의 건물양식을 토대로 지은 테마공원이다. 그림 같은 예쁜 건물 곳곳에서 전시 및 공연, 제품 판매 등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일본의 매표소나 공원 관리 등 어르신에게 적합한 일자리에는 어김없이 백발의 어르신께서 환한 미소로 맞이해주셨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어르신들께 적합한 일자리 창출에 힘쓰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조만간 일본과 같이 되리라 기대해본다.^^ 며칠 동안 밋밋한 일본식 음식만을 먹은지라 매운맛이 사무치게 그리워 이 날은 디너쿠폰을 갖고 테마공원 내에 있는 ‘서울’이라는 한국식 식당을 찾았는데 함께 연수 간 대구 시설 선생님들께서 거의 모두 그 곳에 있는 것이 아닌가! 그 뿐만 아니라 가이드 분까지도 말이다. ㅋㅋ역시 한국인의 입맛은 어쩔 수 없는가보다.^^ 여기서 돌솥비빔밥이랑 김치찌개랑 육개장을 시키고, 김치에 깍두기까지 별도의 돈을 내고 먹었지만 본국의 그 깊은 맛은 아니었다. 그렇게 일본에서의 마지막 밤도 아쉬움을 뒤로 하고 깊어만 갔다. 마지막 날은 후쿠오카로 이동하여 텐진 및 캐널시티를 찾아갔다. 일본에 있는 내내 깊은 숲과 한적한 곳만 다녀 검소하고 소박하여 조금은 촌스럽기까지 한 일본인들만 보다가 마지막 날 이곳에서는 TV에서만 보던 스모키한 화장과 노랑 머리로 거리에서 담배를 피는 일본인 아까씨도 보고 기름진 머리를 뒤로 넘긴 느끼한 미소년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너무나도 예쁘고 아기자기한 물건들이 탐나던 쇼핑몰을 끝으로 일본에서의 시간을 정리하고 하카타 항으로 향했다. 작지만 빠른 코비호를 타고 대한 해협을 건너는 동안 파도가 거세게 몰아쳐 꼭 바이킹을 타는 것 같았다. 함께 가신 선생님들께서 멀미를 심하게 하시는 바람에 대마도 구경은 할 생각조차 못하고 힘겹게 부산에 도착했다. 무엇보다 이번 연수를 나와 나의 복지 실천을 돌아보고 새로 시작 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떠나기 전의 다짐을 이루고 돌아와서 흡족하다. 무릎을 꿇고 어르신의 눈높이에 맞춰 귀에 대고 속삭이듯이 말하는 일본 시설 직원의 모습과 그 미소가 계속하여 머릿속에 떠오른다. 늘 지금의 이 마음을 잃지 않고 생활 할 수 있도록, 그리하여 이 값진 경험을 어르신들께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내 모습을 스스로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일본에서의 소중한 경험을 가능하게 해주신 성산복지재단의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대구노인요양원 신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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