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 살아실 제 섬기기를 다하여라
성산홍보실
0
7859
2007.05.08 00:00
"어버이 살아실 제 섬기기를 다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닯다 어이하리 평생에 고쳐 못 할 일은 이뿐인가 하노라"
오늘 어버이날이었죠? 부모님들에게 카네이션은 달아드렸는지요?
살아계실 때 섬기지 못하면 아무리 후회해도 이미 부모님은 우리 곁에 아니계시답니다.
저희 시설도 오늘 경로잔치를 했습니다.해마다 성대한 경로잔치를 열었지만 올해는 우리 시설의 신축 공사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시설 어르신들과 지역의 독거노인들만 모시고 조촐한 경로잔치를 열어드렸습니다.
조촐하다 해서 음식에 정성이 안들어간게 아니라 양을 적게 했다는 이야깁니다. 우리 시설 행사에 빠지지 않는 모듬회와 LA갈비찜. 탕평채, 과일사라다, 오징어회와 깻잎전 그리고 동태전과 버섯전등 골고루 맛있고 품격 높은 음식을 우리시설의 전직원들이 새벽부터 나와서 조물락 조물락 솜씨들을 냈습니다.
해마다 800 여명의 어르신들의 즐거움을 위해 엄청난 양의 음식과 행사를 준비했던 것이 우리 시설어르신들만으로 국한된 행사이다 보니 준비가 좀 쉬웠습니다. 그러나 더 오붓한 잔치에 우리 시설의 어르신들은 만족 만족 대만족을 느꼈던 하루였습니다.
마침 의정활동에 바쁘신 이해봉국회의원님이 오셔서 축사도 해 주셨는데 저희가 초대도 하지 않았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귀한 손님이셨습니다. 많은 음식과 초대가수들의 노래로 즐거운 하루를 보내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오후에는 자녀들의 방문으로 아주 바쁜 시간들을 보내고 계십니다.
오늘 경로잔치에서 우리 직원들 중에 막내인 진보혜 선생이 할머니들에게 편지를 써서 읽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편지를 싣습니다.
........
할아버지 할머니 안녕하세요?
봄의 전령사인 개나리며 목련이 앞서 피어서 봄을 알리더니 어느새 신록이 날이 갈수록 푸르름을 더해가는 오월이 되었습니다. 노인전문요양원 공사로 여느때보다 성로원 마당이 분주한 가운데 있지만 화사한 오월의 햇살 덕분으로 성로원이 날마다 얼마나 환한지요.
오늘은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함을 되새겨보는 어버이 날입니다. 공기처럼 너무나 소중한 존재이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또 나중에 잘 하면 되겠지 라는 마음으로 감사함을 잊고 무심히 살아가는 저희들의 마음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뜻깊은 어버이날에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시고 경로잔치를 열게 되어 무척이나 기쁩니다.
제가 성로원에 입사를 한지도 벌써 10개월이 가까워 옵니다. 아직도 마음은 입사를 한지 한달도 안된 것 같은데 어느새 계절이 세 번 바뀌었네요. 처음 입사했을 때가 생각이 납니다. 아직도 서툰 점이 많아 실수를 할 때면 간이 콩알만 해지는데 처음에는 얼마나 미숙했을지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고 죄송해집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웠던 순간이 무척이나 많았지만 그럴 때마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손녀딸처럼 편한 마음으로 대해 주시고 용기를 북돋아 주어서 첫 직장에서 적응을 하는데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한 솥 밥을 먹는다"라는 옛말이 있지요. 비록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여기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또 여러 선배님들과 한솥밥을 먹으면서 <가족>이라는 끈끈한 정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여기 성로원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집이고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저희들의 또 다른 부모님이시니 저희들은 대가족인 셈이지요. 이렇게 풍요로운 가족이 세상에 또 있을까요?
할아버지 할머니 저희 직원들을 항상 자식처럼 따뜻하게 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부족한 면이 많이 있더라도 어버이와 같은 넓은 마음으로 항상 다독거려 주시고 용기를 주세요. 저희들도 저희 부모님을 대하는 것처럼 항상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부모님이 안계셨다면 오늘의 저희는 있을 수가 없었겠지요. 이 이유 하나만으로도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오늘의 최고의 주인공이십니다.
할아버니 할머니 모든 직원들의 마음을 담아 전합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