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미처 생각 못했어요
성산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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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2 00:00
예전에는 미처 생각 못했어요
현재 보이는 모습이 어르신들에 전부인 줄 알았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어르신들 모습 속에 커다란 보물이 숨어있네요.
소년소녀시절에 파란 창공을 바라보며 미래에 꿈을 펼쳤을
우리의 어르신들 예전에는 미처 몰랐네요.
20대에는 밤하늘의 별을 세며 사랑을 꿈꾸었던 우리 어르신들
예전에는 미처 생각 못했네요.
30대에는 사랑스런 자녀들에 재롱을 보며 행복해 했을 우리어르신들
40대에는 가족을 위해 열심히 땀 흘려 일하시면서
자녀들에 장래를 위해 기도하셨던 고마운 우리어르신들
50, 60대에는 가족을 위해 신체의 한 부분이라도 다 주고 싶은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과 마음이 약해져있네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은 그대로 인데
멀리 멀리 오시는 길 지치셔서 아무기억도 아니 나시고 몸도 마음도
꼼짝 못 하시네요.
꼬부랑 허리, 휘어진 다리, 주름 잡힌 얼굴
그 품속에서 우리가 떠들며 울고 웃고 자라며 꿈을 꾸었네요.
가슴이 답답해하시며 고함치는 모습이 가슴 ‘찡’ 해요.
가부장적 시대에 살아오시면서 얼마나 억압되고 눌렸으면
저토록 여린 육체에서 ‘비명’ 같은 고함을 외치실까 안쓰러움에
그 마음 깊게 공감해봅니다.
어르신들 모습에서 시대를 바라봅니다, 미래를 바라봅니다.
이토록 어르신들한테서 셀 수 없이 받은 게 많은데 드릴게 없네요.
어르신들 그냥 있는 모습 그대로 계세요
저희가 가슴 따스한 미소로 답해 드릴게요.
어르신들 그냥 있는 모습 그대로 계세요
저희가 따스한 사랑의 눈빛으로 답해 드릴게요.
어르신들 그냥 그대로 말씀 하세요
저희가 그 말씀 공감하면서 귀 기울려 답해 드릴게요.
김갑희(대구샘노인요양센터 신규요양보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