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륵사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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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륵사의 가을

성산홍보실 0 5707
생활어르신 문화체험 /손근영(요양보호사)   맑고 청명한 이른 아침 한껏 멋을 낸 어르신들의 표정은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생활어르신 체험 프로그램으로 "여주 남한강 전통 문화 체험"여행길에 오르기 위해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전원탑승하자 인원점검후 버스는 출발했다. 저마다 들뜬 기분으로 각자 색깔 있는 이야기 꽃으로 여행은 시작되었다. 따끈한 계란을 직원들이 신속히 껍집을 벗겨 어르신들께 제공하자 "아직도 식지 않았네." 하시며 맛있게 드셨다. 그리고 미리 배분된 간식을 이것저것 골라 드시며 즐거움을 감추지 못해 눈만 마추쳐도 웃으셨다. 날마다 즐거울 순 없겠지만 매순간 멋진 인생길에 주인공이 되시길 바래요.  어느새 버스는 도심을 벗어나고 있었다.  창밖을 보니 자연의 경치가 눈에 들어왔다. 들판에 곡식들은 누렇게 익어 황금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해맑은 햇살은 창문을 두드리며 가을색을 더 짙게 색칠 해주었다. 쳐다만 보아도 진짜 바깥으로 나가고 싶었다. 문득 "버스 안이 왜 이렇게 조용한거지?"라는 생각이 들어 주변을 둘러보니 모든 어르신들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까? 다들 창밖에 펼쳐진 가을 풍경에 흠뻑 젖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오곡백과 풍성한 시월의 풍경은 "아, 어르신들 고향 생각이 절로 나겠구나."라고 생각이 들게 하였고, 나도 모르게 가슴 한켠이 뭉클해짐을 느꼈다. 누렇게 익어 고개 숙인 황금들판을 가로 질러 버스는 폼나게 달려 명성황후 생가에 도착했다.  문화 해설자가 먼저 나와 있었다. 명성황후 시해 사건과 황비 간택에 관한 설명을 한 후, 몇가지 문제를 내었다. 그 중 세상에서 가장 예쁜 꽃이 무엇인지 물었다. 평소 유쾌하신 남국장님께서 큰 소리로 "호박꽃!" 이라고 하여 모두들 웃게 하셨다. 답은 목화꽃이라며 이유를 설명해주시자 "맞아 그 땐 그랬지. 목화솜으로 시집보네고 옷을 해 입고 이불을 만들어 덮곤 했지. 얼마나 고마운 꽃인데..." 하며 어르신들끼리 소근거리셨다. 설명이 끝나자 재빨리 카메라 앞에 가로로 서서 서로-포즈잡고 맨 앞줄은 수그리고 찰칵찰칵 두번은 기본이고~ 그렇게 사진촬영을 마치고 명성황후 생가에 들어서자 "새끼도 꼬고 베도 짜네"라고 한 어르신이 말을 하였다. 그러자 다른 어르신들도 "어디어디? 에이~ 가짜네 이거 근데 만들긴 잘 만들었구먼..."  관람이 끝나고 건너편 박물관으로 향하였다. 왕과 왕비 가례식, 임금 국장 영결식 사진구경을 마치고 미리 예약된 식당으로 출발~! 하늘과 맞닿을 것 같은 언덕 위로 오르니 맑은 햇살이 가슴을 화~알짝 열게 해주었다. 미리 준비된 대나무통에 담긴 대통 영양 정식으로 영양 보충을 하고 신륵사 경내 관람을 위해 서둘렀다. 거리가 조금 먼 관계로 걷기에 자신있는 어르신만 가기로 했다. 남한강 줄기따라 걸으며 어르신들은 "이것봐라 저것봐라 가로수 은행나무에 은행알이 노랗게익었네. 조롱조롱 많이도 달렸다." 하시며 마냥 즐거워 하셨다. 옥할머니는 "핑양서 삼팔선 넘어와 일만하다가 허리가 다 꼬부러져서 첨으로 여행왔다잉" 하시며 걷는동안 내내 성로원에 오신게 감사하고 고맙다는 말을 하였다. 신륵사 팔각정에 도착하여 남한강을 바라보니 맑은 물은 잔잔히 흘러가고 있었지만 팔각정 아래를 보니 너무 아찔했다. 우리나라에서 앞에 강이 보이는 절은 신륵사 하나뿐이라는 남국장의 소개가 끝나자 마지막 장소인 도자기 축제 행사 체험관람장으로 자리를 이동하였다. 사정상 발 빠른 분들만 관람하면서 오늘 여행은 끝!   하늘은 맑고 청명했던 하루가 짧게만 느껴졌다. 오는길에 버스는 신호를 받게 되었다. 한 할머니가 "저 사람 만원짜리에 박혀있데이"라고  하자 주변 어르신들이 동시에 세종대왕 동상을 쳐다보셨다. "저 사람 이순신 장군 아이가~" 나는 몰래 웃으며 세종대왕이라고 말씀을 하자 할머니도 웃으셨다. 대구로 돌아오는 길에 아침에 조금 못잔 잠을 채운다고 정신이 없었다. 마지막 휴게소라는 안내를 듣고 깨어나 보니 어르신들은 대부분 가요프로그램을 보면서 추임새 까지 넣으시며 손벽을 치며 흥에 젖어 있었다. "참으로 건강하시구나. 멀미 한번 안하시고 피곤한 기색하나 없이 참으로 대단하시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대구에 도착하니 20시가 다 되었다. 예약된 식당에 들어서니 다양하고 푸짐한 밥상이 어른신들을 기다리고 있어 바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이번 나들이는 햇살이 너무 좋아 비타민D섭취를 많이 하셨으니 겨울 감기 걸리지 말고 건강하세요! 풍성한 가을 풍경을 가슴에 한가득 담아왔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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