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어르신 나들이
성산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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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4 00:00
장애어르신 나들이를 다녀와서/윤혜은(요양보호사)
2011년 10월 11일 장애어르신들을 위한 1일 나들이를 다녀왔다. 고령 대가야 박물관과 합천 해인사로 나들이를 다녀왔다. 입사 후 처음 맞는 어른신들과의 나들이라 설렘보다는 부담으로 다가왔다. 먹는 것, 입는 것, 걷는 것, 어느 것 하나 자유로움이 없는 어른신들을 모시고 하는 나들이라 모시는 방법도 몰라 두렵기까지 했다.
종종걸음으로 도착한 마당에는 벌써 많은 어른신들이 함박웃음을 띠고 언제 버스를 타나하고 기다리시는 분들이 계셨다. 마치 초등학생들이 소풍을 기다리는 듯 설렘이 느껴졌다. 식당에서 준비한 풍성한 음식들이 차에 실리고 필요한 물건들이 건장한 남자들에 의해서 실려지는 모습에서 두려움이 설레임으로 변하였다.
휠체어 사용으로 버스에 오르는데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어느 누구도 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안전하게 진행한 후 출발하였다. 와 ― 우― 모두들 차 창밖 경치에서 눈을 때지 않았다. 나락이 누렇네 배추도 엄청 튼실해졌네. 가을을 느끼는 햇살이 따갑다. 가을 풍경감상하기도 짧은 시간에 고령 대가야 박물관 주차장에 도착했다. 박물관에서는 어른신들의 볼거리나 놀 거리가 마땅찮아 합천 해인사로 향했다. 어른신들의 눈동자는 다시 논 밭 차창풍경으로 향했다. 합천 해인사 근처의 숲속 넓은 공터(야영지)에 장소를 잡고 휴식시간을 가졌다. 몸이 불편한 어른신들이지만 표정이 너무 밝고 편안해 보였다. 이제 막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나무들이며, 시원한 계곡물 소리는 심신을 편안하게 하는 것 같다.
드러눕고, 둘러보고, 수다도 잠시 기다리던 점심시간. 시원한 우거짓국, 부추전, 계란말이, 멸치볶음, 김치, 싱싱한 모듬회, 이 음식들을 준비한 주방직원들의 수고에 감사하며 평소 먹던 맛과는 전혀 다른 진수 성찬의 상을 받은 맛이랄까? 이가 시원찮아 안 먹겠다던 어른신이 “좀 드셔보세요?”하는 유혹에 못 이겨 맛을 보시더니 “맛있네!” 하시며 여러 번 드시고는 연신 흐뭇한 표정이었다.
산책시간에 기차처럼 길게 한줄로 오르막을 오르며 주위를 둘러보며 좋아라 하던 직원과 어른신의 풍경은 멋진 사진 작품의 소재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시간이 멈춰 있는 듯 한 곳, 공간을 초월한 듯한 평안함이 있었다.
이번 나들이를 통해 직원들의 수고를 덜어 주려고 일부로 식사를 적게 하시고 물도 많이 안 드신다는 어르신을 볼 때 “이것이 배려해 주는 것이구나”. 느꼈으며 직원들 또한 야외의 불편한 환경속에서도 어른신을 위해 신속하게 케어하는 모습에서 “이것이 배려구나” 또 한 번 느꼈다.
이번 하루 나들이로 가을 햇살 만큼이나 따스했다. 마음도 풍성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