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연 (因 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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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연 (因 緣)

성산홍보실 0 5458

인연(因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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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로원의 앞마당에

살구가 탐스럽게 여물어 갈 때

현장실습으로 첫 만남의 인연(因緣)을 맺었다

 

초면에 후덕한 인상과 웃음으로 정을 내며

살갑게 다가와서 어색함을 친근감으로 감싸 주셨다.

심성이 부드러우며 손길이 유난히 따뜻한 분이었다.

 

대화 몇 마디에 정겨움과 온정을 느끼게 하는 마력을 가진 분이며

남을 배려하고 나눔으로써 즐거움을 찾으시는 분이다.

 

육신이 고통스러워도 언제나 한결같이 환한 웃음과

따스한 눈빛으로 반갑게 맞아주시는 분이며,

 

지나는 발걸음 놓치지 않고

두 손에 마음의 선물을 꼭 쥐어 주는 인정이 많은 분이다.

 

당신의 두 다리는 기어서 보행(步行)을 하며 힘들어 보이지만

남에게 의지하지 않으려는 자존심이 강한 분이다.

 

작은 정성에도 마음으로 감사 할 줄 알며

타인의 행복을 나의 일처럼 기뻐해 주고 즐거워하는 분이며,

추운 겨울에 난로처럼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분이다.

 

세상살이가 힘은 들지만 그래도 살아 볼만하다며

신체의 고통이 뒤따라도 묵묵히 버텨내신다.

 

아흔의 나이에도

정돈된 생활로 깔끔한 성격이 돋보였는데

갈수록 기력이 쇠하여 거동이 예전 같지 않다.

 

세월의 흔적 속에 깊게 패인 주름과 흰머리는 연륜(年輪)이 묻어나고

옆에서 들려오는 한 숨 소리의 무게는 깊이를 더해간다.

 

세월유수(歲月流水) 속에 입사한지가 5년이 흘렀지만

당신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큰 고목(古木)이 되어 많은 이들에게

그늘이 되어주고 있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이제는 가슴 한켠에 억눌렸던 짐들은 다 내려놓으시고

변화에 순응하며 남은 여생(餘生)이 고통이 없는 편안한 삶이 되었으면

합니다.


(성산복지재단 한지원님이 요양원에 박숙자 할머니를 생각하며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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