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 구미 동락공원 가을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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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 구미 동락공원 가을소풍~

성산홍보실 0 6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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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 구미 동락공원 가을 소풍 ~

산들 산들 가을 바람은 불어오고 하늘은 청명하기만 합니다. 어느덧 한해의 중턱을 훌쩍 지나 곳곳에 단풍소식들이 들려옵니다. 건강한 사람들이야 아름다운 가을풍경을 구경하는 일은 너무나도 쉽고 간단한 일이지만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침대에 누워있다보니 사시사철 바깥세상의 변화를 혼자힘으로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구를 벗어난 곳으로 한 번 가려면 큰 맘 먹고 움직이는 어르신들이 많죠.

어르신들 중에는 직원들이 “나들이 가셔야죠~”하면 “나들이는 무슨,, 다 늙어서 젊은 사람들 고생만 시키지” 하십니다. 그래도 직원들은 한분이라도 더 모셔가겠다는 일념으로 할머니를 설득시켜봅니다.

이번 가을도 예쁜 경치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어르신들과 함께 인근 구미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직원과 어르신들 모두 50명 가량되는 인원이 참석하는 여행길을 위해 꼼꼼히 준비물을 살펴보고, 간식도 구입합니다. 성로원 나들이에서 간식봉지가 빠지면 섭하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계실테지요~

장애노인 나들이를 떠날 휠체어 차량이 도착하고 어르신들 한분한분 개인 자가용(휠체어)을 타고 버스앞으로 줄 서서 대기하십니다. 휠체어 리프트가 오르락 내리락하며 어르신들을 이동시키고 직원들은 버스에 안전하게 한분씩 옮겨 안전벨트를 채워드립니다. 야외용 의자와 식탁, 휠체어 등, 여행짐을 옮기다 보니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어르신들을 한분씩 의자에 앉히는 일도 만만치 않아 숨이 헉헉 차오릅니다. 출발할라 치면 “내 안경이 없다”, “간호사가 내약은 챙겼는가?”, “선생, 나 지금 화장실이 가고 싶구먼”, 하시면서 갑자기 더 분주해지는 듯 합니다. 인원점검까지 마쳤으니 이젠 출발해볼까요?

  화원, 옥포 IC를 지나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니 가을 햇볕이 차창안으로 들어옵니다. 어르신들은 창밖을 이리저리 살펴보시며 오래간만에 대구를 벗어나는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구미에 있는 동락공원인데요. 구미시를 가로지르는 낙동강을 따라 조성된 공원이며 전체 102,305평으로 엄청나게 넓다고 하네요. 구미2공단과 3공단 주변에 수변형 도시공원으로 조성되어 언뜻보면 도심지에 갑작스런 넓은 공원이 약간 이해가 안되기도 합니다. 9.3km가 넘는 산책로가 있으며 49,213평의 넓은 잔디밭은 어르신들의 베이스캠프로 딱 안성맞춤이네요. 동락공원에 도착하자 넓은 잔디밭에 돗자리와 천막을 치고 식사 테이블까지 완벽하게 세팅을 합니다. 낯선 환경에 어리둥절해하며 여기가 어딘고 하는 눈빛으로 여기저기 고개를 돌려봅니다. 낙동강이 흐르는 길을 따라 1:1 산책을 하다보니 구미 과학관 옆, 풍차 조형물 앞에서 사진도 찍게 됩니다. 이 풍차는 2006년도에 삼성에서 기증한 네덜란드형 풍차라고 합니다. 찍은 사진으로 보면 정말 네덜란드에서 찍은 듯한 느낌이 들 정도네요~ 할머니 한분께서는 호국용사 조형물을 보고서는 “진짜 사람이요? 조각이요? ” 하며 신기한 듯이 가까이가서 얼굴도 만져보고, 손도 만져보고 하십니다. 2004년도에 구미시에서 4억 5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호국용사 조형물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여름철에는 분수가 나와서 더욱 살아움직이는 듯한 실감이 나는 곳입니다.

동락공원 일부를 한 번 둘러본 후 벌써 점심시간이 다가오나 봅니다. 한상 가득 생선회와 상추, 깻잎, 밑반찬이 차려지고 구수한 배추된장국 냄새도 코끝을 자극합니다. 하얀 식판에 어르신들의 개인 식판이 차려지고 혼자 식사하시기 힘든 분들은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식사를 하십니다. 어느 할머니께서는 회를 너무 좋아하여 3번 리필을 하고서도 부족한 듯.. 회만 찾으셨다지요~ 원기회복 하셔서 집에 갈 때 걸어가시는 것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공원에서 따뜻한 햇볕아래 일광욕도 실컷하시고 노래 한자락을 뽐내면서 가을정취에 흠뻑 빠져들어갑니다.

  식사이후에도 어르신들의 입을 즐겁게 할 간식들이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귤, 감, 떡, 커피 등을 드실 수 있도록 하니 어르신들이 무척이나 좋아하시네요. 몇몇 어르신들은 나눠드린 간식을 드시지도 않고 자꾸만 옷주머니 속으로 감추고만 계십니다. 사연인즉슨 “우리방에 할마이가 오늘 오지도 못했는데, 내가 뭐라도 하나 챙겨줘야 되지 않겠소~” 여행길에서 같은방 어르신을 생각하시는 따뜻한 마음도 느껴봅니다.
 
  동락공원은 구미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이라 그런지 어린이집 소풍부터 가족들, 연인들이 제법 눈에 많이 보입니다. 낙동강 일대를 시민들이 무료로 자전거를 타고 달릴 수 있는 길과 민속정원이 있어서 곳곳에 아기자기한 볼거리들이 숨어있네요. 어르신들과 직원들이 함께 공원안을 산책하면서 
독사진도 찍어드리고 연못, 물레방아, 생태공원등을 둘러봅니다. 치매를 앓고 계시는 어르신 한분은 여기근처가 딸집 동네라서 빨리 가봐야 한다고 하셨고, 어떤분은 일본으로 가야한다면서 직원의 눈을 피해 몰래 도망가려고 빠져나가려다가 레이더 망에 포착됩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오늘은 가을햇살아래에서 상쾌한 기분을 느끼며 맛있는 음식도 즐기고 계시지만, 어르신들이 오늘 다녀온 장소도 내일이면 기억을 못하시는 것이 가끔씩은 마음을 짠하게 하기도 합니다.

  민속정원 안에서는 옛날 가마솥과 디딜방아, 토끼, 닭, 초가집, 텃밭을 보시면서 옛날 생각들이 나셨는지 너무나도 또박또박한 말로 이 텃밭에는 농작물이 무엇무엇이 있고 하시면서 직원들에게 가르쳐주십니다. 30명의 어르신들의 공원행렬이 주변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가 봅니다. 일렬로 쭈~욱 휠체어를 타고 가는 어르신들은 지금 가을정취에 마음껏 빠져 행복충전 중이십니다.

 어느덧 다시 대구로 돌아가야 할 시간~ 어르신들의 건강상태를 다시 한번 꼼꼼히 살핀 후 차량탑승을 위해 짐정리를 하고 환자분들의 이동을 돕습니다. 가을 여행을 통해 어르신들 각각의 눈에는 어떤 경치가 담겨졌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며 버스에 오릅니다. 조금은 피곤하셨는지 돌아오는 차에서 단잠을 청하며 대구에 들어옵니다. 어르신들과 직원선생님들의 수고만큼 보람된 하루였고 함께 가을 한자락에 서있었던 기억이 성산앨범에 고이 예쁘게 간직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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