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할머니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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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할머니의 "시"

성산홍보실 0 5515
 일본 할머니" 비바타 도요"가 자기 장례비용으로 쓰려고 모아둔 100만엔으로 99세에 발간한 시입니다.

  " 말 "
무심코 한 말이 얼마나
상처 입히는지
나중에
깨달을 때가 있어.

그럴 때
나는 서둘러
그 이의
마음 속으로 찾아가
미안합니다
말하면서
지우개와
연필로
말을 고치지

"저금 "
난 말이지, 사람들이
친절를 베풀면
마음에 저금을 해둬

쓸쓸할 때면
그걸 꺼내
기운을 차리리

너도 지금부터
모아두렴
연금보다
좋단다

"약해지지 마"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 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거야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살아 갈 힘"
나이 아흔을 넘기며 맞는
하루하루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뺨을 어루만지는 바람
친구에게 걸려온 안부전화
집까지 찾아와 주는 사람
제각각 모두
나에게 살아갈 힘을
선물하네

"바람과 햇살과 나"
바람이
유리문을 두드려
문을 열어 주었지

그랬더니
햇살까지 따라와
셋이서 수다를 떠네

할머니
혼자서 외롭지 않아?

바람과 햇살이 묻기에
사람은 어차피 다 혼자야
나는 대답했네

그만 고집부리고
편히 가자는 말에
다같이 웃었던
오후

"화장"
아들이 초등학생 때
너희 엄마
참 예쁘시다
친구가 말했다고
기쁜 듯
얘기했던 적이 있어

그 후로 정성껏
아흔 일곱 지금도
화장을 하지

누군가에게
칭찬받고 싶어서

"어머니"
돌아가신 어머니처럼
아흔 둘 나이가 되어도
어머니가 그리워

노인요양원으로
어머니를 찾아 뵐 때마다
돌아오던 길의 괴롭던 마음

오래오래 딸을 배웅하던
어머니

구름이 몰여오던 하늘
바람에 흔들리던 코스모스

지금도 또렷한
기억

"나에게"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눈물이
멈추질 않네

아무리 괴롭고
슬픈 일이 있어도
언제까지
끙끙 앓고만 있으면
안돼

과감하게
수도꼭지를 비틀어
단숨에 눈물을
흘려버리는거야

자, 새컵으로
커피를 마시자

"너에게"
못한다고 해서
주눅들어 있으면 안돼

나도 96년 동안
못했던 일이
산더미야

부모님께 효도하기
아이들 교육
수많은 배움

하지만 노력은 했어
있는 힘껏

있지, 그게
중요한 게 아닐까

자, 일어나서
뭔가를 붙잡는 거야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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