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어르신들의 휠체어 나들이
성산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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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6.23 00:00
오늘은 아주 뜻깊은 날입니다.
1년 내내 외출이라고는 성로원 앞마당이 고작이었던 우리 장애를 갖고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모처럼 장거리 여행을 하고 오신 날입니다.
아침부터 성보재활원의 대형 장애인차량이 성로원 마당에 떡 버티고 서서 우리 어르신들을 맞을 채비를 하였고 한사람 한사람 휠체어에 모셔져 나와 리프트가 장착된 차에 타는 어르신들이 무척 설레이시는 모양입니다.
어르신 25명에 직원과 자원봉사자가 25명 1:1로 휠체어를 밀어 들여야 되겠기에 숫자 또한 정확히 맞춰서 출발을 하여 금오산에 도착하니 정말 솔잎향기로 뒤덮인 아름다운 금오산은 우리를 거부하지 않더군요.
오시면서 그냥 오시면 좀 어떨까봐 어떤 할머니는 뱃속이 여행을 거부하여 심술을 부리고 직원들은 여기서도 땀을 뻘뻘 흘립니다.
할머니들이 쉬기 쉬운 곳에 자리를 잡고 호수가 그윽히 보이는 곳에서 할머니들은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신후 어디를 가나 그놈의 화장실문제로 우리들을 긴장하게 만듭니다. 좌변기를 가지고 가서 앉쳐드리니 볼일을 못보신다구 아우성!
밥을 먹었으니 집에 가자구 아우성!
일단 생리적인 해결을 다 만족스럽게 해 드린후 저희들은 휠체어를 태워서 일렬로 호숫가 산책을 시켜드렸습니다. 정말 호숫가의 잔잔한 물은 누구의 말마따나 명경지수 그 자체였습니다. 맑디 맑은 호숫가위의 오리들을 보며 할머니들은 신기한가 봅니다.
지나가는 이 마다 신기한둣 휠체어의 행렬에 눈을 뗄줄을 모릅니다. 어떤이들은 차에서 일부러 내려 어디서 오셨냐고? 인상적이라는 말로 격려성 발언을 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짧은 시간의 나들이었지만 어르신들은 참 즐거우신가 봅니다. 박연희 할머니는 노래까지 흥얼 거리며 휠체어의 외출을 만족스러워하셨습니다.
어쨌든 자주는 할 수가 없지만 이렇게 한번씩 산속의 맑은 산소를 호흡한다는 것이 너무 좋은 기회였고 자원봉사자로 오신 대구교도소의 교도관들과 함께한 오늘은 아주 기분좋고 뜻깊은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