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이가 엄마됐어요
성산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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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2.09 00:00
아직은 봄을 느끼기에는 이르지만 입춘(入春)이 지나고 나니 이름값을 할려고 그러는지 코끝을 스치는 봄바람이 상쾌합니다.
작년 12월달에 바람이 났던 아롱이 다롱이 모녀가 있었지요?
우리는 아롱이딸 다롱이가 바람이 나서 그 바람을 멈추어달라고 애원을 했더니 웬걸 바람난 다롱이는 멀쩡하고 그 에미 아롱이가 되려 배가 불러 뒤뚱뒤뚱 거리며 배자랑을 하고 다니더니 그저께 새끼를 4마리를 낳았다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이건 축하를 해줘야 되는지 말아야 되는지 통 갈피를 못 잡겠습니다.
자그마치 새끼를 13~4번째 낳다보니 언제 낳는지도 모르게 허구헌날 새끼들을 낳는 겁니다.
아롱이가 여태까지 낳은 개새끼들(이건 절대로 욕이 아닙니다. 그냥 개가 낳은 새끼라는 말입니다)의 숫자가 줄잡아 60여마리는 될 겁니다.
2달쯤 키워놓으면 한마리씩 제발 가져가 달라고 사정해가면서 분양하기도 수없이 했는데 또 다시 저렇게 개식구를 불려놨으니 이걸 어찌한단 말입니까?
족보 없는 발발이는 별로 인기가 없어서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푸들은 새끼를 낳으면 달라는 사람이 많아서 골치가 아픈 반면에 발발이 잡종개는 준다고 해도 안가져가려고 해서 우리가 아양을 떨어가면서 제발 한마리씩 가져가 달라고 사정을 하면서 줘야된다니까요.
남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 잡종 새끼를 낳아놓고 아롱이는 누가 옆에 와서 자기 새끼에게 해롭게 할까봐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품에 끼고 젖을 물리고 있습니다. 하루종일 밥은 안 먹고 우유만 먹어대니 방우암할아버지는 애가타서 수시로 들여다보며 우유 갔다 먹이느라고 바쁘십니다.
어쨌든 아직은 얼굴이 부석부석한 아롱이에게 말은 못했지만 "제발 아롱아! 새끼는 이제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