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성로원 평가를 마치고....
성산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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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8.02 00:00
7월이 갔습니다. 남부지방에는 35도가 넘는 찌는듯한 가마솥 더위가 맹위를 떨치게 하고 중북부지방에는 시간당 100미리미터가 넘는 게릴라성 폭우로 물난리를 겪게 하던 얄미운 7월은 갔습니다.
무더운 7월이 가기전 월요일(7월 30일)에는 양로시설인 대구성로원에 대한 평가가 있었습니다. 우리 재단은 요양시설도 있고 양로시설도 있기 때문에 지난 해 요양시설 평가에 이어 올해 양로시설을 평가 받게 되었던 것입니다. 지난해의 시설 평가의 경험과 결과를 토대로 우리는 시설의 발전과 질 좋은 서비스 제공을 위하여 노력하였고, 이번 평가는 그 결과를 검증받는 자리였습니다.
지난해에는 편안한 마음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적인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려고 했었는데, 약간 손해를 본 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따라서 올해에는 우리가 당연히 받아야 하는 점수는 받겠다는 심정으로 평가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아침부터 산더미 같은 서류를 쌓아두고 그 동안의 노력을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었습니다.
오전 10시 30분, 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원과 공무원 그리고 시설 총무가 한팀이된 평가단이 당도하면서부터 좀 더 높은 점수를 받으려는 원장님, 총무님과 냉정함을 잃지 않으려는 평가단들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1점을 두고 우리 직원과 평가단의 치열한 신경전은 오후 5시까지 펼쳐졌습니다. 어르신들에게 제공되고 있는 서비스가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아 1점을 잃게 되면 두 총무님은 평가단들을 설득하기 위해 애를 쓰고, 어쩔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는 평가단의 모습은 얄밉기까지 했습니다. 자체 평가보다 더 높은 점수를 얻게 되었을 때, 두 총무님의 만면에는 미소가 가득하였습니다. 희비가 엇갈리기를 여러 번 반복한 끝에 최종 결과는 예상을 넘어 아주 우수한 점수를 받았습니다. 그 동안의 노고가 싹 가시는 순간이었습니다.
우리 시설을 둘러본 평가단들은 10년이 넘은 건물인데도 깨끗하고 쾌적한 분위기를 준다고 한결같이 입을 모았습니다. 특히나 골동품과 더불어 화가의 미술 작품으로 어우러진 시설 분위기가 참 독특하고 아늑함을 준다고 하더군요.
어르신들과 면담을 하고 나서도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생활하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어쨌든 우리 시설 직원들도 꼭 평가를 위해서라기 보다도 "성산"을 선택해 오셔서 사시는 어르신들이 보다 행복한 노후를 보내시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특별한 업무를 가지고 각 시설마다 평가를 다녀야 하는 평가단들도 힘이 들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째째하게 1점가지고 시설 직원들과 싱갱이를 하면서 이 무더위에 수고할 평가단들도 다른 건 다 먹고 다녀도 욕과 더위는 죽어도 먹지마시기를 빌어마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