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첫 미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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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첫 미담

성산홍보실 0 4852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는 우리 성산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은혜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성산에도 올 한해는 더 기쁘고 감사한 일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생각지도 않게 아름다운 이야기꺼리가 생겼네요. 저희 시설에 아주 스크루지할아버지 같이 짜고 맵고 고독한(?) 할머니가 살고 계십니다. 신관의 김**할머니. 성격도 독특하고 입맛도 독특해서 치마는 항상 봄여름가을겨울을 흰광목으로 해입고 신발은 남자용 곤색 고무신만 고집해서 신으시고 혹시 놀러가는 날 김밥에 계란을 넣으면 난리를 치면서 내가 계란을 못먹는데 어디 음식에 계란을 넣었냐고 혼을 내시는 할머니입니다. 다른 분들하고 친한 분이 없습니다. 혹시 다른 할머니들하고 의견충돌이라도 있을때는 흥분을 하면서 몇날몇일을 끌면서 상대편이 질려서라도 잘못했다고 싹싹빌게 만드는 분이지요. 예수는 혼자 잘 믿어서 새벽기도회도 안빠지고 혼자 노실때보면 늘 성경을 옆에 끼고 있는데 성품은 전혀 변하지가 않아서 저희들이 요주의인물 1번으로 순위를 먹이고 돌봐드립니다.*^^* 얼마전에도 사무실에 오셔서 "나는 옷도 없다. 쉐타도 없다." 하시면서 또 시작을 하시는 겁니다. 할머니는 마침 자녀들이 있는 실비시설에 계신 분이라서 모든 피복은 자녀들이 책임지고 갖다 드려야 되는건데 할머니는 뭐든지 우리에게 와서 궁상스럽게 말씀을 하시고 뭐하나라도 얻어가지 않으면 자리를 뜨지를 않습니다. 할머니의 성격을 아는지라 웬만한 거는 다 해결을 해드리는 것이 빠른 해결책이지요. 늘 그렇게 무료시설에 계신 할머니들보다 궁상스럽게 사시던 할머니가 어제는 소한추위가 몰려와서 꽁꽁얼어붙은 겨울 길을 목도리를 둘러매고 어디를 가시네요. "할머니 어디 가세요?" "응~ 내가 갈데가 있다." "추우신데 방에 계세요. 미끄러지면 큰일나요" "알았다. 잠깐만 나갔다 오겠다"고 하시면서 나갔다가 조금후에 어떤 장정을 앞세우고 오시는데 귤 5박스를 사가지고 오시는 겁니다. 너무 뜻밖이라 돈도 없으실 텐데 어떻게 이런 걸 사오셨냐고 여쭤보니 할머니는 아들내외가 간간이 준 돈을 한푼두푼 모았다가 이렇게 사고 싶어서 샀노라고 여기에 계신 다른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오늘 꼭 나눠주라고 하시면서 말씀을 하네요. 상자를 열어보니 귤도 가장 크고 맛있는 특상품으로 사오신 겁니다. 물론 성산의 모든 분들이 맛있게 나눠 먹은 건 두말할 필요도 없지요.*^^* 정말 새해의 빅뉴스, 굿뉴스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은 할머니는 성산의 트러블메이커였거든요. 그런 할머니가 새해를 맞아 자기와 처지가 비슷한 할머니들에게 인정을 베푸신 것이 너무 감격도 되고 기쁘네요. 돈 많은 부자가 한꺼번에 많은 후원을 한 것 보다 더 뜻있고 가치있는 나눔이었던 것 같네요. 올해는 정말 깜짝 깜짝 이런 굿뉴스가 많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할머니의 첫걸음이 너무 이쁘셔서 아마 할머니도 올해는 다른분들하고 더 좋은 관계로 행복한 한 해를 살 거 같네요. "할머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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