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할머니 따님 읽어보세요(답장)
성산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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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12 00:00
편지를 받고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70세를 넘기신 분의 글씨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글을 너무 잘 쓰십니다.
요즘은 거의 젊은 사람들도 육필로 쓴 편지를 보내지도 않고 받기도 쉽지 않은데 고마움을 나누고싶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일일이 편지를 써주신 것 자체도 놀랍습니다.
저희들도 많은 생활자와 보호자를 봐 왔습니다.
어르신들이 병들거나 아니면 도저히 가정에서 모실 수 없는 형편에 계신 분들이 이곳에 어르신들을 입소시키는 가운데 처음에는 관심있게 어르신들을 방문하여 위로도 해드리고 관심을 갖어주지만 조금 시일이 지나면 생활비만 삐죽이 통장으로 넣어 드린다거나 명절때만 얼굴을 보이는 가족들도 있고 관심들이 점점 없어지는 것이 다반사이기에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러나 임할머니의 보호자는 처음부터 할머니가 임종하는 시기까지 거의 2년이 넘는 동안을 매일 어머니를 뵈러 와서는 일일이 돌봐드리고 말벗해드리고 불편한 게 없는지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것을 보고 저희들도 참 효녀다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당신도 결코 젊은 분이 아닌데도 늘 두 손에 엄마가 좋아하신다고 이것 저것 들고 오시면서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기호식품을 만들어 오거나 사와서 주위에 있는 어르신들을 나눠드리고 몇시간씩을 함께 하며 지내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을 텐데도 어찌 그리 엄마를 사랑하시는지요?
어느날은 저희가 어쩜 그렇게 어머니에게 잘하세요? 하며 물어봤지요?
당신은 아니라고 결코 잘해드리는 게 아니라고 우리 엄마가 젊어서 내가 학교 선생님이었을 때 우리 자식들을 다 키워주시고 자녀가 당신 하나밖에 없어서 엄마가 나를 얼마나 사랑해주셨는데 자식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늘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늘 어머니 이야기를 할때마다 눈물을 흘리는 그 모습에서 참 사랑을 느꼈습니다. 사랑은 내리사랑이라는 데 어찌 그리 치사랑을 하셨는지요?
이제 그 사랑하던 어머니가 93세의 일기로 우리 곁을 떠났지만 어머니는 참 복이 많은 어른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랑을 듬뿍 받고 하늘나라로 가신 어머니를 돌보던 힘으로 이제는 당신의 몸도 추스리시면서 강건하게 사시기를 바랠께요.
우리 성로원을 따뜻하게 바라봐 주신대로 더 많은 분들에게 힘이 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설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성로원 사무실에 있는 성경구절대로 "너희 모든 일을 사랑으로 행하라 (고린도전서 16장 14절)"하신 말씀대로 살았는지 늘 돌아보면서 그 말씀대로 살도록 온 직원들이 오늘도 노력할께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