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우신데 우리 어르신들 이야기속으로 한번 빠져 봅시다^^
성산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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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15 00:00
생생한 어르신들 이야기 속으로
<당신의 즐거움이 나의 기쁨입니다>라는 표어를 내걸고 2005년을 시작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절반의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성로원의 시계만 유독 빠른 건지 아니면 날마다 어르신들과 부대끼며 살다보니 시간의 흐름을 느끼지 못하는 탓인지 어떻게 시간이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리 저리 늘 분주한 가운데 있지만 그래도 우리 어르신들의 소탈하고 꾸밈없는 모습들이 순간순간 일하는 직원들의 얼굴에 미소를 머금게 하고 이곳 성로원을 살맛나는 동네로 만들어 주어 저희들은 힘을 얻곤 한답니다. 아무튼 기운을 잃지 마시고 이번 여름도 건강하게 나시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그러면 우리 어르신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그 속으로 한번 빠~~져 봅시다!!
< 엄청난 거짓말 시리즈>
아무래도 우리 어르신들은 거짓말에 도가 튼 사람들인가 봐요. 하지만 그 거짓말에 무슨 불순한 의도라도 섞여 있다면 화라도 내겠지만 금방 들통이 나고야 말 눈이 빤히 보이는 거짓말을 하니 저희는 늘상 기분좋게 속는답니다. 어떤 거짓말이 있냐구요? 가령 이런 것들 이랍니다.
1. 상록실 이을* 할머니께서는 항문괄약근이 느슨해지셔서 기저귀에는 늘 적지 않은 양의 변이 묻어 있습니다. 그런데 직원들에겐 이런 하소연을 하죠. <아이고~내가 한달동안 변을 못봤더니 아랫배가 답답해 죽겠다. 변비약 좀 주소!!>
<&^%$#@!!# 어이구 할머니! 한달동안 변을 못보셨다구요? 게다가 변비약 까지요?>
2. 인심이 좋으셔서 직원들이나 실습생 ,자원봉사자들에게 까지 인기를 한몸에 얻고 있는 박숙* 할머니, 얼마전에 혈당이 조절이 안되어서 병원에 잠시 입원을 하신적이 있는데요. 인기가 많은 만큼 병문안도 직원들이 많이 갔었죠. 병원문을 들어서자 마자 할머니는 얼굴에 웃음을 한가득 머금고 반갑다는 인사를 이렇게 하십니다. <느그 미쳤나? 느그 돌았나? G랄한다고 여기까지 오나?><잉? 할머니 저희들 그러면 다시는 오지 말까요?> 그랬더니 하시는 말씀 <히잉~열흘 뒤에 다시 온나! 내 냉면 사주꾸마!!>
3. 3층 희망실은 옷장의 자물통과 열쇠, 빗, 숟가락, 직원휴대폰, 양말, 직원들 유니폼 등 직원들이 잠깐 눈을 돌리는 사이 물건이 없어지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이젠 그 물건의 행방에 대해 초조해하지도 않습니다. 정만* 할머니의 옷속에 다 보관되어 있으니까요. 뱃쪽과 소매에도 온갖 물건을 쑤셔 넣어서 불룩한데도 <할머니 물건 못보셨어요?>여쭤어 보면 <니 지금 무신 소리 하노?>하면서 딴청을 피웁니다. 직접 옷을 들추어 물건을 꺼내면 또 거짓말이 시리즈처럼 나오죠.< 아~내짱! 보래~이거는 말이다. 우리 옴마(엄마)가 방금 왔다 가면서 주고 간거 아이가> 진짜 요술방망이를 가진 엄마인가봐요. 직원들 유니폼 까지도 딸에게 갖다주니 말이예요.
4. 상록실 우금* 할머니는 매사 당신이 신경이 너무 예민하신 것에 대한 의식을 남 다르게 하고 계시는 분이죠. 직원들이 아침에 인사를 드리면 이렇게 말씀 하시죠, <아! 선생님 내 어제도 한~~~숨도 못잤심더. 간호실에 이야기해서 수면제 좀 주라 하이소> 그런데 야간 당직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한밤중에 순회를 할때 마다 우렁차게 들리던 우할머니의 코고시는 소리는 단지 불면으로 명상에 심히 빠져 있다가 나는 소리였을까요? 저희들은 단지 그것이 궁금한 거죠.
5.늘상 자신의 변상태가 어떤지 내 손으로 만져서 확인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상록실 전복*할머니. 손으로 변을 만져서 침상시트 와 가드레일에 발라서 그림을 그려놓으셔서 직원이 할머니께 <왜 또 만지셨어요?>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그러면 손에 변이 버젖이 묻어 있는데도 딱 잡아 떼십니다. <이이잉~내 안 만졌다. 진짜다!> 할머니!
그것이 진짜라면 할머니 손에 묻어 있는 건 황토색 물감 인가요? 어디서 그런 냄새가 나는 물감을 구하셨어요?^^
6.화재의 위험도 위험이거니와 한 방 동료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방안에선 절대금연이라는 규칙을 만들어 놓았는데도 박태*할아버지께선 침상에 가만히 누워 담배 피시는 것을 아주 큰 낙으로 아시는 분입니다. 특히 겨울 같은 날 창문마저 꼭꼭 닫아 놓은 상태에서 아침에 문을 열면 그야말로 두더지 소굴 같습니다. <아휴~할아버지! 너무 심하시다. 밖에 가셔서 피우셔야지 콜록콜록!> 이런 직원들의 항변에도 할아버지 좋은 웃음 지으며 <방에서 담배 안 피웠는데> 이런 말을 하십니다. 우리 성로원엔 이처럼 아니 땐 굴뚝에서 나는 연기도 얼마나 많은지요.
<어르신들의 개성인사>
매일 아침이면 얼굴을 뵙는 어르신들 이지만 어떻게 그렇게 어르신들 마다 인사법에 독특한 개성이 있는 걸까요? 그럼 어르신들마다 어떤 인사를 하시는지 한번 볼까요?
1.<사랑해유!!>
-전라도가 고향이신 온온* 할머니는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그리고 또 목소리가 큰 만큼 인사도 얼마나 호탕하게 하시는지요.만나는 직원마다 오른손을 버쩍 들고 이렇게 외칩니다 <사랑해유!!> 할머니! 저희들도 사랑합니다.
2.<방가방가!>
-신관의 이경*할아버지께서는 <신문으로 읽는 세상>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신세대들이 쓰는 채팅용어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시고 그 말을 100% 실생활에 활용을 하고 계십니다. 오른손을 약간 굽혀 들고 손을 폈다 오므렸다 하면서 인사를 하십니다
<방가방가!> 할아버지! 저희들도 항상 방가방가!
3.<굿 머니~~!!>
-위의 이경*할아버지께서 방가방가로 인사를 한다면 <굿모닝! 어르신>프로그램에 참여하시는 어르신들의 인사법은 또 이렇죠. <선생님!! 굿 머~니!> 옆에 계신 어르신은 <그게 아니지~할망구! 인사는 이래 해야 한다! 선생님! 꽃~무~늬!!>
Good morning 이 Good money로, 또 꽃무늬로 이렇게 탈바꿈 될 줄이야.
4.<자구 가~~!!>
-신관 현관 앞 난간에 기대어 선 석금*할머니는 오가는 직원들을 향해 호객행위를 하는 여관주인처럼 이렇게 외칩니다 <자구~~가!> 늘상 일하느라 바쁘게 다니는 직원이 안쓰러워 조금이라도 쉬게 하고 싶어 그렇게 말씀 하십니다.<할머니~~저희들은 일을 해야지 자면 일은 어떻게 해요?><자빠져 자구~~가! G랄하네. 맨날 일만 하구 살어? 그러지 말구 자고 가~> 할머니! 저희들 위해 주시는 건 좋지만 남들이 들으면 정말 오해하겠어요. 이젠 자고 가라는 말씀은 하지 말아주세요. 잠은 집에 가서 잘께요. 네?
5.<이제 오나? 밥 묵었나?>
-사무실 입구 의자 혹은 복지상담실 앞에 앉아 계시면서 직원들을 만날 때마다 강석*할머니께서는 이렇게 인사를 하십니다. 식사 시간도 아닌데도 늘상 밥을 먹었는지 안먹었는지를 물으시는 할머니의 인사가 이제는 정답게 느껴집니다. 할머니! 저희들은 삼시 세끼끼니 거르지 않고 잘 먹고 다닌답니다.
6.<약 주는 선생님 아잉교?>
-아침에 출근을 하면 워커를 붙잡고 2층 간호실 문이 열리기만을 목빠지게 기다리는 김말*할머니. 출근하는 직원들마다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하면 한결같이 이런 인사의 말로 대답을 하죠. <약 주는 선생님 아잉교?> 할머니의 인사법은 약주는 선생님들 아니면 아무도 못말립니다. 며느리도 못말립니다.
<차라리 조금만 덜 똑똑했더라면>
가끔은 어르신들은 전혀 말도 안되는 논리를 내세워 끝까지 우기셔서 직원들 힘을 빼고 합니다. 그러나 지나고 보면 언제나 그것이 성로원의 진정한 웃음 보따리라는 걸 이제는 알겠습니다.
1.<내 몸에는 물파스나 식초나 같다>
-상록실 백복* 할머니. 아주 유식하기로 유명하시죠. 등이 자꾸 가렵다면서 식초를 휴지에 적셔서 등을 닦아 달라고 직원들을 아침부터 닦달합니다.<할머니~ 어떻게 식초로 등을 닦아요? 차라리 가려우면 물파스를 바르시지요> 언제부터 그러한 새로운 화학이론이 생겼는지 이렇게 우기시죠.<내 몸에 닿으면 물파스나 식초나 성분이 다 같아진다!> 제약회사 관계자 여러분! 맞나요?
2.<주식회사 수민제약>
-어느날 저녁, 전을*할머니께서 변비약을 달라고 간호실에 요청을 했었죠. 그래서 간호사가 생약성분으로 된 변비약이 있어서 <아침 저녁으로 한 포씩 드세요> 하면서 20포가 들어있는 변비약 한통을 드렸답니다. 그런데 며칠 뒤 전을*할머니께서 간호사를 부르더니 노발대발 하시며 < 수민제(수면제)는 나한테 왜 주노? 나보고 죽으란 말이가? 그래 도대체 몇 포 먹으면 죽노?> 아니, 마른하늘에 날벼락도 유분수지. 갑자기 무슨 소리인지 당황된 간호사가 자초지종을 알아보았더니 며칠 전에 변비약이라고 드린 약통에는<주식회사 수민제약>라고 쓰여져 있었죠. 할머니께서 제약회사 이름을 수민제(수면제)로 오해를 하시곤 또 극도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혼자 펄펄 뛰고 있었던 거랍니다. 할머니! 이젠 오해가 풀렸죠?
3.<석유 ? 참지름 ? 들지름 ?보일러 지름 >
-<퀴즈로 배우는 세상>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정답이 석유였는데 <할머니! 유(油)자로 끝나는 말 있잖아요. 기름을 말하거든요? 진행자가 미끈 미끈 거리고 냄새로 좀 난다고 설명을 하자 어떤 할머니가 참지름(참기름)이라고 외쳤죠. 그랬더니 옆에 계시던 할머니께서 잘난 척 하시면서 <참지름은 무슨 참지름! 냄새라면 들지름이 최고지!>하시며 의기양양해 하십니다.<할머니! 이거 넣으면 차도 가는데요>진행자의 힌트에 아하! 이제 진짜 알았다는 듯 너무나 자신 있게 어떤 할머니가 정답을 외치십니다. 손을 들고 <보일라 지름!!>
4.<가슴 깊이 새겨 두어라>
-신관 할머니들의 사소한 싸움이 끊이질 않아 신관 앞이 어수선 하던 어느날, 남의 일이라면 성질상 발 벗고 나서서 간섭을 하여 질서를 바로 잡아주어야 되는 양일*할머니께선 신관 앞 의자에 앉으셔서 불화가 일어난 당사자인 박순*할머니와 김봉*할머니의 손을 양쪽 에 잡으시고 가운데 앉아 이렇게 연설을 합니다.<우ㆍ리ㆍ가 살면 얼마나 살겠노? 우ㆍ리ㆍ는 이제 다 살았다. 서로 용서할 건 용서하고 서로 이해할 건 이해하고!>억양에 맞추어 손을 양쪽으로 흔들면서 구구절절 옳은 말씀만 하시자 이야기를 듣던 박순*할머니, 이에 질세라 <그래, 옛말에 흥정은 부치고 싸움을 말리랬다고 싸움을 이리 말려주니 고맙구만> 이렇게 칭찬하자 더욱 으쓱해진 양일*할머니, <우ㆍ리ㆍ는!!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주는 사람이지! 우ㆍ리ㆍ는!! 물에 빠진 사람을 지근지근 밟는 사람이 아니거덩?>
여기까지만 이야기를 듣는다면 얼마나 이상적인 대화의 장면 입니까? 그렇게 이상적인 제안을 하시는 양일*할머니께선 왜 당신은 그렇게 오해를 풀건 풀고 이해를 할건 이해를 하지 않는지, 당신과 한때 불화가 있었던 할머니와 마주치기만 하면 옛일을 끄집어 내어 시비를 붙고야 맙니다. 할머니! 이젠 당신의 가슴에도 그런 좋은 말들을 많이 들려 주세요.
<니들이 패션을 알어?>
<옷이라고 다 같은 옷이 아니란다. 신발이라고 다 같은 신발이 아니란다. 나도 패션 하면 한 패션 한다. 니들이 패션을 알어?> 여기 계신 어르신 역시 우리가 알 수 없는 당신만의 패션이 있답니다.
1.<넝마패션 이수* 할머니>
-신관의 이수*할머니는 새옷이고 뭐고 옷만 손에 들어 왔다 하면 가위질부터 하십니다. 긴 팔은 잘라 짧은 팔로 만들고 주름 치마를 엉기성기 엮어서 삐에로 바지처럼 만들고 양말목을 잘라 덧버선처럼 만들고 속옷도 중간에 가위로 싹 잘라 실로 새로 꿰매고 신발도 뒷부분을 싹둑 오려 내어서 신습니다. 속옷도 다른 곳에서 자른 천으로 덧대어 바이어스 처리를 해서 입고 심지어 이불도 온통 가위질을 해서 누비이불 처럼 만듭니다. 그러나 그 가위질이나 새로 실로 꿰맨 솜씨가 원작보다 좋으면 괜찮지만 저희들이 보기에는 그 솜씨가 엉성하여 여간 너덜너덜 해보이지가 않습니다만 할머니께서 좋으니 어찌합니까? 할머니께서 좋으니 저희들도 좋습니다.
2.<나 홀로 방안 패션>
-신관의 이대*할아버지는 참으로 독특하십니다. 방안에 혼자만 계실 때만 유독 즐겨하는 패션이 있습니다. 일단 빨간 야구모자를 뒤로 돌려쓰고 사각팬츠를 입고선 느슨해진 하얀 런닝 셔츠를 입고 앉아 화투장을 만지고 계시죠. 팔순 넘으신 노인께서 빨간 야구모자를 뒤로 혹은 옆으로 돌려쓰고 속옷을 입고 앉아 계시는 모습을 상상 한번 해보세요. 다시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으신 걸까요? 그 빨간 모자 패션은 항상 방안에서만 하시니 그 이유가 참으로 궁금합니다.
3.<럭셔리 미스터 리>
-성로원엔 정말 심상치 않은 패션으로 다른 할아버지의 기를 죽이는 이상*할아버지가 계십니다. 확인한 바는 없지만 할아버지 말로는 몇 백 만원 한다는 시계를 손목에 차고 요상한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시도 때도 없이 양복에다 선글래스를 즐겨 쓰시는 할아버지는 아무래도 연예인 같아 보이기만 합니다. 슬리퍼도 아주 열정적인 빨간색으로 신고, 입고 있는 홈웨어에도 아주 젊은 감각이 엿보입니다. 이것 역시 확인된 바는 없지만 속옷까지 드라이 크리닝에 맡긴다는 럭셔리 미스터리 할아버지의 생활사는 입소하신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무수하게 있으나 오늘도 하얀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선글래스를 쓰고 마당에 앉아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있으니 떠오르는 인물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런데 할아버지! 지난번 오페라 구경 가셨을 때는 공연중에도 계속 선글래스를 쓰고 계셨는데 다음에는 실내에서 만큼은 잠시 패션을 접어 두자구요. 네?
4.<1인치를 줄여라>
-체구가 유달리 작으신 이경*할머니께서는 계절별로 옷을 나누어 드릴때 마다 가장 작은 사이즈를 받지만 그래도 할머니에게는 크기만 합니다. 또 사이즈도 문제이지만 디자인도
까다로운 할머니에게 만족스러울 리가 없습니다. 기장, 소매 다 자르고 멀쩡한 옷을 뒤집어서 속면이 겉으로 나오게 한 다음 단추를 달아서 입으시는가 하면 목이 올라오는 옷은 삭뚝
잘라버리고 끈으로 만들어서 입고 어디서 옷감을 얻어다 오셨는지 속옷감으로 바지를 만들어 입으십니다. 또 그래도 자투리천이 남으면 그걸로 가방이나 손수건 이런 소품을 만들어 입으십니다. 체구가 작으면 자투리천이 남아 할머니에겐 이러 저리 남는 장사인 것만 같습니다.
성로원이 변하고 있다
옛 말에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제는 그 말이 무색할 만큼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변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눈부신 속도로 변해가는 데 저희 성로원이라고 그 변화에서 예외일 리가 없습니다. 어떠한 변화들이 있는지 한번 볼까요?
1.<성로원엔 녹색 바람이 불고 있다>
-우리 성로원 만큼 자판기를 위생적으로 관리하는 곳도 없을 터이지만 갑자기 성로원에 불어 닥친 녹색혁명 때문에 자판기 수입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른바 웰빙시대에 걸맞게 커피를 끊고 녹차를 마시기 시작한 탓입니다. 그것도 녹차 티백이 아니라 녹차 분말 가루를 물에 태워서 병째로 가져 다니면서 물을 마시듯 마십니다. 지난 번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여행 프로그램의 여행지를 <보성녹차밭>으로 잡아서 그럴까요?
원장님! 자판기 수입을 올리려면 다음 여행지는 커피의 원산지인 콩고강 유역 쯤은 어떠 하올는지요..
2.<디카 와 개인미니홈피>
-몇 년 전만 해도 여행이나 행사 끝엔 내 모습이 사진에 어떻게 찍혔을까 궁금해 하면서 기다렸는데 일년 사이에 그런 기다림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바로 디카의 영향이죠. 사진을 찍고 즉석에서 확인을 해서 마음에 차지 않으면 바로 바로 <삭제>가 가능해졌으며 또 인화하는 불편함 대신 개인미니 홈피를 방문하여 원하는 사진만 골라서 <퍼가는>재미가 있으니까요. 어르신들도 이젠 이런 디지털 시대 문명에 어느덧 익숙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 독사진 한번 찍어봐!> 어르신께 찍은 후에 보여 드리면 <지워! 다시 찍어! 뭐 이렇게 나왔냐?>하시며, 직원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으면 슬그머니 다가와서 말씀 하십니다. <콤뿌터 한번 눌러 봐. 선생 애기 어찌
겼는지 한번 보게~> 컴퓨터엔 모든 것이 다 나온다는 것을 어르신도 이제 아시는 것같습니다.
3.<다이어트 열풍>
-적당한 체중은 미관상뿐 아니라 건강을 유지하는 기본이기도 하죠. 이러 저러한 이유로 직원들이나 어르신들에게 불어 닥친 다이어트 열풍은 거세기만 합니다. 청국장 분말은 기본이고 다이어트 신발을 착용하고 걸어서 출?퇴근 하고, 요가 와 수영, 인라인스케이트 타기를 비롯 각종 운동을 하고 어르신 또한 아침 저녁으로 공원 돌기, 수목원으로 등산을 하고 계시고 특히 이봉*할머니가 뱃살을 줄이기 위해 봉을 잡고 하시는 <찰랑찰랑> 배 운동은 다이어트 운동의 진수라고 할 수 있죠. 건강을 잃으면 모든 걸 잃는다는 말이
참으로 마음에 와 닿습니다. 부디 내내 건강하시길.
4.<핸드폰은 기본이지>
-어르신들과 함께 있다보면 폰에서 아주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직원들 휴대폰 보도 이젠 더 좋은 휴대폰을 목에 걸고 다니시며 어르신들 끼리 연락을 주고받기도 하고 삼삼오오 모이셔서 별미를 전화로 주문해서 드시기도 합니다. 급한 일이 있을 땐 휴대폰으로 직원들을 호출하기도 합니다. 자식들이며 손자 손녀들의 안부가 궁금해질 땐 언제든지 버튼만 누르면 통화가 가능하죠. 하지만 아무런 가족이 없는 어르신들이 하염없이 부러운 눈길로 바라볼 때 만큼은 조심을 해주는 배려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어때요? 웃으면서 더위 좀 잊으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