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털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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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털던 날

성산홍보실 0 7679
내일이면 우리나라 고유의 명절 추석입니다. 이번 추석은 빨간글씨가 많아서 우리 직원들도 5일씩 교대근무를 하는 중입니다. 먼저 놀고 5일간 빡씨게 어르신들을 모셔야 되는 직원들도 있고 매도 먼저 맞는 다고 먼저 일하고 5일동안 널널하게 쉬다가 뒹굴다가 올 직원들도 있습니다.^^ 뭐든지 풍성하고 넉넉한 한가위가 바로 눈앞에 있던 오늘 우리 어르신들은 한가위 맞이 송편빚기를 했습니다. 각양각색 팔도의 솜씨들로 뽑낸 송편은 개성 만점입니다. 깨와 콩을 넣어 만든 송편을 만들어서 쪄먹는 동안 밖에서는 우리의 방기사 아저씨의 은헁 털이가 시작이 되었습니다. 성로원에 들어서면 한 150년은 되었음직한 크~은 은헁나무가 버티고 섰습니다. 아름드리 멋지고 우람한 은헁나무는 가을을 타는 사람들에게 가을의 정취를 무척이나 느끼게 하는 자태를 뽐냅니다. 가지마다 알알이 맺혀진 은헁은 무거워서 고개를 못듭니다. 방씨 아저씨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가지를 흔드니 우수수수 노란 똥냄새나는 은행이 정신없이 떨어집니다. 멋진 수확입니다. 밑에서 구경하던 할머니들이 제각각 검은 봉지에 은행을 담습니다. 가져가는 건 좋지만 그 특유의 냄새때문에 한동안 우리 시설에 ddong냄새가 진동할 거 같습니다. 구경만 하다 들어온 사람들에게서도 묘한 냄새가 나서 구박을 받았었는데.... 문득 은행나무를 바라보면서 우리의 삶도 저렇게 알알이 열매 맺는 삶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도 저렇게 알찬 열매를 보면 좋은데 하나님도 우리가 선한 열매를 많이 맺는 삶을 산다면 얼마나 기뻐하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은행 나무뿐만 아니라 성로원 뒷뜰에도 이번 가을은 풍성함이 넘칩니다. 가지마다 달린 탐스런 대추와 붉은 속살이 들어나도록 쫙 벌어진 유자와 무화과도 탐스럽습니다. 추석을 맞는 기대감에 부푼 할머니들의 표정도 밝습니다. 이번 추석에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맛있는 것 많이 드시고 보고싶은 자녀들 실컷 보시고 용돈도 두둑히 받으시고 풍요의 계절 가을에 부족함이 없이 넉넉한 가운데 즐거운 추석을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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