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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성산어르신 1박2일 캠프 이야기
글쓴이: 성산홍보실  날짜: 2016.07.26 13:44:33   조회: 2895

이른 아침부터 어르신들이 기억학교로 올라오시는 소리가 요란하다.

늘 그렇듯이 경사진 복도를 따라 안전 손잡이를 잡고 천천히 걸으시며 환하게 미소 지으시며

“내 어제 잠 한잠도 못잤데이~오늘 놀러간다고 해서~” 하시면서 천진난만하게 마치 소풍을 앞둔 초등학생처럼 말씀을 하신다.

  오늘은 성산복지재단 전체가 1박2일로 화원자연휴양림으로 어르신들을 모시고 행사가 있는 날이고 이런 행사는 기억학교에서는 개원 이래 처음이라 우리 선생님들도 며칠 전부터 몹시 긴장상태에 있다.

소장님 (기억학교니까 개인적으로는 교장선생님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당부도 있으셨지만 선생님들도 안전에 대해서는 거의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으로 예민해져 있다. 아무리 좋은 행사도 안전사고가 있으면 말짱 도루묵이리라...또 처음 맞이하는 큰 행사라서 초긴장상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기관이 고충이 있겠지만 우리 기억학교는 생활시설이 아니라 이용시설이고 어르신들마다 생활형편, 학력수준(어떤 어르신은 나도 안하는 볼터치까지 완벽 메이컵을 하시고 오시는 분도 계시다), 병증의 정도와 깊이(진화하는 치매의 다양성에 놀라울 뿐이다.)도 너무나 다양하고 당신들이 가지시고 계시는 욕구를 비교적 정확히 아시고 계시는 분이 많은 만큼 그에 따르는 요구가 분명하여 보호자나 어르신들이 원하시는 음식, 간호서비스, 프로그램, 송영서비스 정도가 다 다르기 때문에 그야말로 맞춤별 개별서비스가 이루어지지 않아 소홀함이 보이면 그 즉시 표가 나기 때문에 소장님이하 선생님들은 매일매일 긴장의 연속이다.

  전부 들뜬 마음으로 화원자연휴양림에 도착해서 배정받은 그림 같은 통나무 숙소에서 휴식시간이 주어졌는데 우리 어르신들은 다소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도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을 싫어하셔서 휴양림 위에 용문사 절까지 산책을 나가기로 했다.

  가까운 거리에 그네가 있어서 어르신들과 같이 그네를 타시면서 살아오신 이런저런 이야기도 들려주시는데 활짝 핀 꽃들을 보니 문득 기억학교 첫 입소 어르신이면서 지금은 돌아가신 이옥봉 어르신이 생각이 난다.

어쩌다보니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 산책에서 휠체어를 내가 밀어 드렸었는데 활짝 핀 꽃들을 보시고는 “너무 예쁘네~ 내가 언제 다시 이 꽃을 볼 수 있겠노?”라고 하시길래 “다음에 제가 모시고 나와서 또 보면 되지요”라고 했더니 물끄러미 내 얼굴을 한참 보시더니 “니가 꽃보다 더 고우네 이쁘다. 그런데 니는 지금 니가 고운지를 모르제? 나도 그럴 때가 있었던가?”하시면서 “세월이 너무 빠르네. 매사 열심히 살아야 한데이...금방이다.”고 하시면서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이야기를 하시던 기억이 나서 문득 마음이 울컥한다.

첫 정이라 기억학교 선생님들이 부고를 듣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산책이 끝난 뒤에 어르신들과 더불어 선생님들과 같이 물풍선 게임을 하고 게임을 할 때에도 기억학교 어르신들은 일사분란 하시고 줄서기부터 시작해서 매사 적극적이시다.

이후 수박으로 간식을 먹은 뒤에 방에서 어르신들이 잠깐 쉬시고 계시는 사이 직원들은 저녁 준비에 돌입한다.

저녁메뉴는 삼겹살로 여국장님의 현란한 지휘 하에 전부 고기를 굽고 준비해온 반찬을 나르며 마치 고기공장을 방불케 하는 모습으로 눈썹이 휘날리게 저녁을 차려낸다.

하필 오늘 기억학교 직무연수까지 겹쳐서 2명의 선생님들은 저녁송영이 끝난 직후 바로 직무교육을 위해서 떠나시기로 되어 있어서 걱정이 앞선다.

  옛말에 세상에서 제일 듣기 좋은 소리가 논에 물대는 소리랑 자식 목구멍에 밥 넘어가는 소리라 하더니만 저녁을 드시는데 얼마나 꿀맛으로 잘 드시는지 보고 있는 우리가 다 흐뭇하고 배가 든든하다. 차리느라 힘든 맘은 온데 간데 없어진다.

저녁식사 후에 귀가 송영을 해드리고 내가 맡고 있는 어르신중에 남아 계신 어르신들은 3분. 원래는 더 많았지만 갑작스런 감기로 결석하신 어르신이랑 몸 상태가 걱정되어 집으로 가시는 어르신들이 있으셔서 주무시고 가시는 인원이 많이 줄었다.

섭섭했지만 건강이 제일이니 어쩔 수가 없다. 3분 어르신 중에도 손영순 어르신은 심부전이 있으시고 방순분 어르신은 감기기운이 있으신 데도 믿고 행사에 참여해 주시니 여간 감사한 게 아니다.

  어느덧 해가 지고 밤이 찾아오니 밖에는 여러 직원들이 어울려서 3,6,9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지는지 소리가 요란하다.

나가서 놀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지만은 어르신 걱정에 같이 있으면서 좀 더 상태를 지켜보는데 손영순 어르신은 호흡이 안정이 되셨는지 성로원 숙소로 가서 찬송예배를 같이 드리고 싶다고 나가시고 방순분 어르신은 약을 드시고 주무시고 현영희 어르신은 보시는 드라마가 있어서 보고 싶다고 하셔서 짬을 내서 요양보호사선생님이랑 직원들 3,6,9게임에 합류했는데 이런 옛날 게임도 너무 재미있어 하며 깔깔 넘어가는 모습이 신기했는데 같이 하다 보니 과연 깔깔, 껄껄 넘어갈 수 밖에 없다.

벌칙으로는 돈 대신으로 발밑에 있는 돌을 주어서 올려놓기로 했는데 소장님 발밑에 돌은 거의 다 까지고 하나도 없다. 엄청 걸리셨나보다. 게다가 요양보호사선생님이 구멍이다. 하는 족족 걸리더구만은 슬그머니 화장실 갔다 오겠다더니 온다 간다 말없이 사라지고 간 자리에는 작은 돌 8개만 덩그러니 남았다. 헐...

  시간이 흐르고 다시 어르신들 걱정에 방에 들어와 보니 손영순 어르신이 호흡하기가 힘드시다면서 다소 숨이 가쁘다고 하신다. 심부전약을 드시고 주무실 때까지 옆에서 말벗을 하면서 있는데 직무교육을 갔던 선생님들이 돌아와서 팀장님, 소장님, 다른 직원분과 합류에서 우리 숙소로 들어와서 게임2차전에 돌입한 것 같다.

침묵의 007빵을 하는데 소장님은 영문도 모르고 끌려가서 계속 매를 맞는 듯하다.

맷집이 남다르신 듯 맞든지 말든지 다들 즐거워서 거의 실신 직전이다. 어르신들이 누워서 하시는 말씀이 “어지간히 재미있는 모양이네. 듣고만 있어도 즐겁네. 좋을 때다. 굴러가는 낙엽만 봐도 우스울 때 아니가?” 하시면서 다들 웃으신다.

  영문 모르고 끌려가서 계속 매 맞으면서도 즐거워하시는 우리 소장님에 대해 문득 생각해 보니 에너지가 많고 항상 긍정적이시며 무엇보다도 인간에 대한 측은지심을 마음깊이 가지고 계시는 분이신 것 같다. 측은지심이야 말로 사회복지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이며 중요한 덕목이 아니던가! 머리에서 마음으로 가는 시간이 일평생이 걸린다는데 측은지심이야 말로 마음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탈하게 잘 자고 다음날 맛있는 된장찌개로 아침을 먹고 마비정 벽화마을로 가서 벽화구경을 하고 신나게 사진도 찍은 다음 다시 학교로 와서 평상시와 다름없는 근무를 했는데 어르신들은 “휴양림의 좋은 구경에, 맛있는 밥에, 언제 이런 나들이를 해 보겠노?”하시면서 즐거웠노라고 수고했고 고마웠다고 입을 모아 말씀을 하신다.

  어쩌면 내가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며 내일을 희망하고 꿈꾸는 그 모든 것들이 지금은 티라노사우루스를 꿈꾸는 지렁이에 불과할지라도 꿈을 가지고 혼신의 힘을 다한다면 언젠가는 “시작은 미약하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욥8:7)라는 성경말씀처럼 어르신들을 대하는 마음가짐도 나아가서는 기억학교도 발전을 거듭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 시간이었습니다.



                                                                    김혜성(대구샘기억학교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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